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은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안현수(빅토르 안)를 거론하며 체육계의 비정상적 관행을 지적한 데 대해 “국민적 분노가 크지만 선수들에게까지 영향이 가도록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강한 어조로 비판한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우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태가 여기까지 오지 않도록 막을 책임있는 문화체육관광부를 비공개적으로 질타하고, (소치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언급해도 되는데 굳이 대표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도록 혼내도 되느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인 우 의원은 그러면서 “안현수 선수가 (러시아로의) 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빙상연맹의 파벌싸움으로부터 비롯돼서 국민의 분노가 크다”며 “선의의 경쟁과는 무관한 것이라는 점에서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최선을 다해도 불공정·부조리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며 부당한 갑을(甲乙) 관계가 어떤 결과를 내는지 국민이 보고 있다”며 “차제에 제2의 안현수가 나오지 않게 엘리트 체육이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신년 업무보고에서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해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것과 관련해 “안 선수의 문제가 파벌주의, 줄세우기, 심판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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