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연의 존재가 경기 내·외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여자 프로배구 도로공사의 서남원 감독이 9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경기를 승리로 마친 뒤 남긴 말이다. 도로공사는 이날 IBK기업은행을 3-0(25-22 25-23 25-16)으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쌓은 4위 도로공사(8승9패)는 3위 KGC인삼공사(7승9패, 승점 25)를 바짝 추격하며 본격적인 순위싸움에 불을 당겼다.
IBK기업은행의 시즌 첫 0-3 패배일 정도로 이날 도로공사의 경기력은 완벽했다. 팀 컬러인 강한 서브는 IBK기업은행의 수비진을 흔들었고, 그 결과 공격 패턴이 단순해졌다. 이 틈을 노린 어느덧 한국 나이로 마흔 하나의 ‘불혹의 센터’ 장소연은 블로킹을 5개나 잡아내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경기를 마친 뒤 서남원 감독은 장소연에 대해 “워낙 많은 경험을 가진 노련한 선수 아닌가. 그 노하우들이 어린 선수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 팀에 흐름을 잡는데 도움이 되고, 어린 선수들이 배울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기량적으로도 아직 타점이 좋아 꼭 블로킹을 잡아내지 못하더라도 유효 블로킹으로 반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고 치켜세웠다. 서 감독의 칭찬은 이어졌다. “경기 내적인 부분보다 외적인 부분에서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처음엔 워낙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선배가 오다보니 어린 선수들이 불편해 했던 것 같은데, 같이 생활하면서 잘 따르더라. 특히 경기에 졌을 때 선수단의 분위기를 다 잡을 때 장소연의 역할이 크다. 감독으로서도 아무래도 여자 선수들이라 모든 면을 커버할 수 없는데, 그 부분에서 장소연의 역할이 힘이 된다”
수훈 선수 인터뷰에 들어선 장소연은 “어려운 경기가 될 거라 예상했는데, 우리 팀 컨디션이 좋아 쉽게 이길 수 있었다”면서 “그래도 3-0으로 이길 줄은 몰랐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날 보인 경기력에 대해서는 “제 포지션이 센터다 보니 블로킹에 중점을 두고 그동안 훈련을 많이 해왔다. 오늘 우리 팀 서브가 잘 들어가 상대 공격 패턴이 단순해졌다. 그래서 블로킹을 5개나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장소연은 올해로 한국 나이 마흔 하나다. 벌써 은퇴를 하고도 남을 나이지만, 세월의 흐름을 무색케하며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다. 나이 이야기가 나오자 한 숨을 푹 쉰 장소연은 웃으며 “후위 때는 리베로랑 교체되니까 체력엔 큰 부담이 없다. 후배들과 어울리는 것도 처음엔 좀 불편했으나 이제는 크게 불편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옆에 있던 황민경도 “우리 팀 선수들이 모두 ‘장쌤’이라 부른다. 코트 안에서 어떻게 해야하는 지나, 경기 외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신다”고 거들었다.
장소연은 “개막전 때 경기력 좋았는데, 때마침 니콜의 공백이 생기면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이제는 팀 분위기가 많이 올라온 만큼 더욱 열심히 해서 플레이오프에 꼭 진출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화성=남정훈 기자 che@segye.com[ⓒ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