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반대 고이즈미와 연대 모색

아사히신문은 9일 호소카와 전 총리가 탈원전을 기치로 내걸고 내달 9일 실시되는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수일 안에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측근 인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최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에너지정책은 잘못됐다”며 “도지사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탈원전을 호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기고 지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측근 인사들이 전했다.
이들 측근은 “호소카와 전 총리가 선거에 나설 가능성은 반반”이라며 선거 사무소 및 자금 등 준비는 거의 다 갖춰진 상태라고 말했다. 호소카와 전 총리 측은 원전에 반대하는 고이즈미 전 총리와의 협력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기자 출신인 호소카와 전 총리는 자민당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했지만 1992년 ‘일본신당’을 결성한 뒤 이듬해 비자민당 8개 당파가 결합한 연립정권 총리가 됐다. 취임 직후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리크루트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 등으로 1994년 4월 사임했다. 1998년 정계은퇴 후에는 도예가로 활동해 왔다.
호소카와 전 총리가 출사표를 던지면 선거구도는 확 바뀔 수 있다. 현재로선 자민당 지지를 받는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전 후생노동상이 유리한 입장이다. 하지만 호소카와 전 총리가 출마한 뒤 고이즈미 전 총리의 지지를 얻으면 선거구도는 호소카와 전 총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호소카와 전 총리가 선거에 나서면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이번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마스조에 전 후생노동상 외에 헤이트스피치(증오표현) 시위에 반대해 온 우쓰노미야 겐지(宇都宮健兒) 전 일본변호사연합회장, 침략전쟁을 부정하는 극우 성향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전 항공막료장(공군참모총장격) 등이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