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취업전쟁⑥] 몇번 실패하다보면 '우울증'이…방치땐 사회문제 심각

입력 : 2013-12-09 14:48:35 수정 : 2013-12-26 14:31:16

인쇄 메일 url 공유 - +

 "친구들은 좋은 직장에 다니는데 나만 취업 못할까봐 마음이 불안해서 잠이 안 와요."

경기도 고양의 한 도서관으로 출퇴근하며 4년째 취업 준비 중인 김모(28)씨는 최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2013년도 하반기 공채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 김씨의 스트레스는 더욱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서류전형과 면접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시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됐다.

평소 활발한 성격으로 친구들이 많았던 김씨는 대인기피증까지 겹쳐 각종 연말 모임에 나갈 엄두를 못내고 있다. 안부를 묻는 지인들과 마주하기 부담스럽다.

김씨는 "자격지심일지 모르지만 취업한 친구들과 비교될까봐 모임에 나가지 않는다"며 "가끔 혼자 집에서 멍하니 생각에 빠질때면 내가 왜 이러고 사는지 한심한 생각이 들곤 한다. 전에는 몰랐는데 사람들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김씨가 그 동안 취업을 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공채를 통해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제조업 중소기업에 취직했다. 그러나 연봉과 복지 등 근무조건에 만족하지 못하고 한달도 채 되지 않아 퇴사했다.

김씨는 "그 동안 공부해온 시간과 대학 등록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더 준비해서 조건이 좋은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며 "오랫동안 취업 준비를 해온 사람들을 보면 나와 같은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극심한 취업난에 따른 취업준비생들의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취준생들이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다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괴리감과 부담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너무 스펙만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로인해 대학생들은 졸업을 미루면서까지 스펙 쌓기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반면 학생들에게 어느 곳에 취업하고 싶냐고 물으면 '돈을 많이 주는 곳'이라고 대답한다. 씁쓸한 현상이다"고 혀를 찼다.

곽 교수는 "일단 사회와 부딪혀야 한다. 꿈과 이상만 쫓다보니 머리만 복잡해지는 것이다. 우울해질 때면 행동으로 옮겨라.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좋지 않은 직장에도 다녀보면 거기서 느끼는 바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나중에 자신에게 많은 도움과 공부가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취업포털 사이트 '인크루트'가 올해 취업준비생 4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려 91.4%가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6%가 우울증으로 인해 정신과 진료와 상담을 받아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취준생들은 우울함을 야기하는 주된 원인으로 62.2%가'계속 취업에 실패할 것 같은 불안감'을 가장 많이 꼽는다.

아울러 '가족과 친구 등 지인들의 눈치'가 16.2%로 취준생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과 관련하여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은 다름아닌 '부모님'(36.5%)이었다. 아무래도 취업 준비 기간 동안 용돈을 부모님에게 의지하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또한 ▲특별히 없다(32.8%) ▲친구(11.8%) ▲타인이 아닌 나 자신(10.1%) ▲학교 선·후배(2.8%) ▲형제·자매(2.4%) 라고 답한 취준생들도 적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취준생들이 특별한 스트레스 해소법 없이 우울증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었다.

취준생들은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19.1%)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대표적이었다. '별다른 해소법이 없다'(18.7%), '술을 마신다'(13.7%)고 답한 이들도 많았다.

반면 '정기적인 운동과 산책' 등 여가 생활을 통해 해소하려 한다고 답한 취준생들은 12.2%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최지환 힐링유심신치유센터 원장은 "우울증이라고 할 정도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며 "그 정도까지가 아니라면 본인이 취미와 여가생활을 병행하며 극복하려 노력해야 한다. 술에 의지하려는건 감정을 흔들어 놓을 수 있어 도움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울증이 생기면 대인관계가 좁아지게 된다. 그러면 더욱 악화될 뿐이다. 그럴수록 사람들을 더 만나야한다. 대인관계를 통해 활력소를 되찾고 여러가지 새로운 기회도 생길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시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이성경 '심쿵'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
  • 박규영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