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카이로 터키 대사도 출국조치 이집트 정부가 카이로 주재 터키 대사를 출국시키고 외교관계를 격하한다고 밝혀 양국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바드르 압둘 아티 이집트 외무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자국 주재 터키 대사인 후세인 아트니 보트살르를 외교상 기피인물인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선언하고 출국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집트 정부는 터키와 외교관계를 부대사급으로 격하하고 터키 주재 이집트 대사도 임명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의 이집트 내정 간섭 발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 21일 언론 인터뷰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지난 4일 첫 공판에서 시위대 살인 등의 혐의를 부인하고 군부를 비판한 것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에르도안 총리는 “무르시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보여준 태도에 박수를 보낸다”며 “그를 법정에 세운 이들을 존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르시 지지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회의를 열고 이집트 군부에 저항을 계속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지난 23일 이집트 일간 알와탄에 보도된 것도 이집트 정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외무부는 “터키 정부가 이집트에서 불안을 조장하는 단체를 지원했다”고 비판했다.
터키 정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국제관계 원칙에 따라 이집트 정부의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터키 외무부는 압데라만 살라 엘딘 앙카라 주재 이집트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선언하고 외교관계를 부대사급으로 낮춘다고 통보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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