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영화리뷰/ '사이비' 종교의 구원이란 뭘까?

입력 : 2013-11-06 14:24:54 수정 : 2013-11-06 14:24:54

인쇄 메일 url 공유 - +


‘돼지의 왕’ 연상호 감독 이번엔 종교 문제에 칼을 댔다.

연상호 감독은 국내에 보기 드문 애니메이션 전문 감독이다. 그는 전작 ‘돼지의 왕’으로 학교폭력을 고발해 주목을 받았다. 제46회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 최우수상을 받은 그는 어느덧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 중 하나가 됐다.

그런 그가 두 번째 작품을 가지고 나왔다. 바로 영화 ‘사이비’가 그것이다. 사이비(似而非)는 한자어다. 사전에 찾아보면 제법 비슷하나 속이 다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연상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종교를 이용해 사기를 벌이는 인간과 그를 통해 역설적으로 구원과 마음의 안정을 얻는 모습을 통해 믿음이란 진정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한 농촌마을이 배경이다. 거기엔 김민철(양익준)이란 인물이 산다. 민철은 마을에서도 내놓은 망나니다. 어느 날 술집에서 최경석(권해효)와 시비가 붙은 그는 전단지를 통해 사기꾼 임을 알아내게 된다.

감독은 역설적인 관계를 통해 종교가 존재하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만철은 마을에 교회를 세은 최경석 장로가 사기꾼이란 걸 알리지만, 마을사람들은 그 말을 무시한다. 대부분 최경석이 연출한 기적을 보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만철의 딸과 아내조차 만철의 말을 믿지 않는다.

만철은 우직한 뚝심으로 사건을 해결하지만, 정작 그에겐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

1시간 30분의 런닝타임 동안 감독은 만철의 시점으로 사건을 따라간다. 살인까지 이어지면서 작품은 파국적으로 결말을 맺는다. 연상호 감독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직설화법으로 풀어냈다.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권해효다. 데뷔 후 처음으로 악역을 맡은 권해효는 사기꾼인 최경석 장로를 매끄럽게 뽑아냈다. 덕분에 영화는 더욱 사실감을 띈다.

영화에는 종교를 부정하던 만철이 토굴에 들어가 제단을 만들어 놓고 기도하는 모습이 나온다. 만철은 기도를 하며 방언을 읊조린다. 감독을 이를 통해 종교란 방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믿음이 중요하다는 걸 이야기한다. 11월21일 개봉.
 
ent@segye.com

오피니언

포토

문채원 '아름다운 미소'
  • 문채원 '아름다운 미소'
  • 박지현 '아름다운 미모'
  • 블랙핑크 제니 ‘수줍은 손인사’
  • 카리나 '해맑은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