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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중매체 광고 16% 성차별 메시지 담겨”

입력 : 2013-10-24 01:40:04 수정 : 2013-10-24 01: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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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교육진흥원 모니터링
지상파·케이블 162개 중 27건
서류뭉치를 들고 바쁘게 뛰는 정장차림 남성과 쇼핑백을 양손 가득 들고 있거나 매니큐어를 바르는 여성(‘베가 LTE-A ’ 광고 속 장면). 한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광고는 남성은 업무에 바쁜 직장인, 여성은 쇼핑이나 외모에 관심이 많은 모습으로 표현했다.

이 같은 광고 속 남성과 여성의 모습은 우리의 인식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친다. ‘중소상공인 스마트폰 홈페이지 갖기’ 광고 역시 경제활동을 하는 남녀의 모습을 다르게 담아낸다. 중소상공인의 대표 모델로 여성은 식당과 빵집주인, 남성은 공장·사무·유통업 종사자가 나온다. 성(性) 고정관념은 공익광고에서도 드러난다. ‘폭력 대신 행복을 캐스팅해 주세요’라는 광고에서는 남자아이들은 학교폭력의 당사자로, 여자아이들은 뒤에서 방관하는 역할로 화면을 구성해 남성은 폭력적이고 여성은 수동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23일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남부센터가 울산발전연구원 여성가족정책센터와 함께 펴낸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대중매체 광고에 성차별적 요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의 광고 162건을 대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의료, 패션, 정보통신, 교육 등 다양한 영역의 광고 27건(16%)에서 성차별적인 내용이 확인됐다.

남성이 집안일을 하는 설정으로 성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듯하다가 엉뚱하게 여성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임을 각인시킨 광고도 있었다. ‘딤채’ 광고는 남편이 아내를 위해 준비한 식사를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는 설정을 했지만 ‘예쁜 것만 보며 살게 해 줄게요’라는 광고문구를 넣었다.

여성을 상품화 또는 성적 대상화하는 광고도 있었다. ‘매이’ 광고에서는 제품과 무관하게 여성 모델 3명이 선정적인 춤을 췄다. 짧은 치마를 입은 채 치킨을 들고 춤을 추는 여성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확대해서 보여준 ‘돈치킨’ 광고도 있었다.

반면 ‘퇴근 후 한잔’, ‘불타는 금요일’, ‘주말 낚시’, ‘팀 회식’ 등의 일상을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모습으로 각색해 아빠의 역할이 주는 행복을 전한 보건복지부의 ‘마더하세요’ 광고는 우수사례로 꼽혔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문숙경 원장은 “방송광고는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성 차별적인 광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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