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의 북한 생물학전 대비가 매우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안규백 의원(민주당)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군은 천연두와 탄저 백신 비축분이 없고 유사시 정부 비축량을 빌려서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개인에게 지급되는 화생방 방어물자에 탄저와 페스트 항생제 30정을 보급한다. 탄저 백신은 정규군 병력의 3분의 2, 두창 백신은 22%에 달하는 물량을 비축하고 있다. 특히 2001년 탄저균 공격 이후 연간 80만 달러를 배정하여 30여개 대도시에 생물테러균을 감지하는 설비를 설치했다.
반면 우리 군은 북한이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콜레라, 보튤리늄 독소 등을 무기화할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생물학전 대비용 물자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천연두는 치료제가 마땅치 않아 백신이 없으면 사상자 규모가 커질 수 있기에 질병관리본부 비축분을 사용할 계획” 라고 밝혔다. 하지만 안 의원 측이 백신 보유 기관에 문의한 결과 “이와 관련된 내용을 군과 정확하게 협의한 바 없고, 군이 사용할 것은 군이 보유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안 의원은 “군이 유사시 생물학전 백신을 준비하지 않고, 정부 비축분을 쓴다는 계획은 무사 안일한 자세”라며 “특히 민간 비축량을 먼저 사용한다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등한시한 발상”이라고 질타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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