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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헐값’ 대포차 검은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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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0-19 05:01:09 수정 : 2013-10-19 10: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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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순간 돈번다” 어르고 “사고? 문제 없어” 달래고
‘중고차 반값’ 상술 혹했단 ‘도로의 무법자’ 되기 십상
“중고차의 반값인데…. 사는 순간 돈 버는 셈이죠.”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역 앞 노상에서 만난 대포차(불법명의 자동차) 판매업자 A씨는 차량 구입을 문의하는 기자에게 대포차의 ‘장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대포차 거래 사이트를 보고 하루 전 문의했던 SM7을 몰고 온 판매업자는 차 구석구석을 보여주며 “안 사면 손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8년째 대포차를 판매해왔다는 A씨는 “주행거리 8만6000㎞에 2008년식이 770만원이면 시중 중고차의 절반 가격”이라며 “사장님은 오늘 첫빵(첫 거래) 손님이라 복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대포차 거래를 어떻게 믿을 수 있냐”고 의심하자, 그는 차량 소유주의 인감증명서와 자동차등록원부를 내밀었다. 그러면서 “만약 단속에 걸리면 차주(소유주)가 차를 담보로 돈을 빌려놓고 갚지 못해 차를 대신 받아 타고 있다고 말하면 된다”고 귀띔했다. ‘사고가 나면 어떡하느냐’는 질문에는 “누구나 운전할 수 있는 보험에 가입돼 안심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명의를 이전하지 않고 불법 운행하는 대포차가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다. 대포차는 그동안 조직폭력배나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최근 일반인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판매업자들도 아무런 꺼리낌 없이 마치 합법인 것처럼 구매자들을 속이고 있다.

A씨는 구입을 망설이는 기자를 데리고 다른 차량이 있다는 분당으로 이동하는 중에도 대포차가 합법인 양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는 “차를 타다 질리면 구입한 금액에서 100만∼200만원만 빼고 다시 작업(매입)해드리니까 안심해도 된다”면서 “젊은 사람들도 많이 타고, 단골들은 선입금하고 차를 수시로 바꾼다”고 말했다.

30분 뒤 도착한 성남 분당구 정자3동 주민센터 앞에는 또 다른 업자 3명이 차량 2대를 몰고 와 기다리고 있었다. 차종은 벤츠 S500(주행거리 7만㎞), BMW X5(〃 8만㎞)로 고가의 수입차였다. 이들은 판매가격으로 각각 2500만원, 2100만원을 불렀다. 중고차 시세의 60% 수준이었다.

차를 본 지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업자들은 판매를 강요하기 시작했다. A씨는 “좋은 차를 3대나 보여드렸는데 우선 계약금부터 입금해 달라”고 말했다. 입금을 요구한 금액은 200만원이었다. 명의이전이 불가능한 대포차이지만 그는 차량 이전비도 요구했다. ‘이전이 가능하냐’고 재차 묻자 A씨는 “혹시 문제 생기면 발생하는 처리비용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다른 말을 했다.

‘2∼3일 내 연락하겠다’며 돌아서자 A씨는 “우리 업체를 통해 대포차를 산 고객이 단속에 걸린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면서 다시 한번 “안 사면 후회한다”고 말했다.

오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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