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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사태 1차책임은 금융위”… 당국 감독소홀 질타

입력 : 2013-10-17 20:17:14 수정 : 2013-10-18 09: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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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CP 등 부실징후 방관"
신제윤 금융위원장 "책임 통감"
금융투자업 개정 지연 집중 거론
"3개월 늦어져 개인피해 더 커져"
증인참석 현재현, 사재 출연 의사
동양그룹 계열사 5곳의 법정관리가 결정된 17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동양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집중 제기됐다.

사실상 ‘동양 국감’이 된 금융위 국감에서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동양 사태는 제2의 저축은행 사태”라며 “금융당국이 소 잃고 외양간도 안 고쳤다”고 거세게 질타했다. 지난해 동양의 부실과 회사채, 기업어음(CP) 대량 발행으로 부작용의 징후가 뚜렷했는 데도 이를 방관했다는 것이다.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사재출연 의사를 밝혔다. 현 회장은 “제 여생에 지상 과제는 동양증권의 CP와 회사채 불완전판매의 당사자가 된 5만명(2조원대)의 피해를 어떻게 하면 최소화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뒷줄 왼쪽부터), 이승국 전 동양증권 사장,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 감사에 참석, 신제윤 금융위원장(앞줄 오른쪽)과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 왼쪽) 뒤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현 회장의 부인인 이혜경 부회장이 동양증권에서 거액의 금괴를 찾아갔다는 의혹과 관련, “신변정리차 대여금고에서 개인 사물을 찾아오는 과정에서 결혼 때의 노리개, 비녀, 마고자 단추, 애들 돌반지와 팔찌를 찾았다”며 정면 부인했다. 현 회장은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이 기획됐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마지막까지 CP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가지 딜을 추진했고 법정관리 신청은 이틀 전에 결정해서 밤새워 서류를 냈고 그룹도 저 자신도 한 번도 실패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금융위의 책임론은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 시행 시기가 지연된 데서 집중 거론됐다. ‘증권회사가 계열사 투자부적격 등급의 회사채와 CP를 개인투자자에게 권유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이 개정안이 3개월 늦춰 시행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동양그룹의 로비가 작용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금융투자업 개정이 3개월 늦춰지면서 같은 기간 동양증권을 통해 판매된 회사채, CP가 7308억원으로 전체 피해액의 3분에 1에 이른다”며 “금융위의 감독정책 실패”라고 비판했다.

금융위의 인지·대응 시점도 도마에 올랐다. 동양증권이 금융감독원과 CP 잔액을 줄이는 양해각서를 체결(2009년)하고, 금감원이 동양증권 종합검사를 통해 회사채와 CP 문제를 징계(2011년)하는 등 수차례 부실 징후가 나타났는데 금융위가 이를 수수방관했다는 것이다. 일부 의원들은 이를 놓고 “동양사태의 1차적인 책임은 동양이 아닌 금융위”라고 몰아붙였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이미 동양 사태가 예견된 상황에서 현 회장이 대통령과 해외 순방을 다녀온 것은 국민을 오도할 수 있었다”며 “금융당국의 스크리닝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동양사태뿐 아니라 LG카드, 저축은행, LIG 사태 등을 보면 공통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해 금융위의 책임 소홀에 대해 일정부분 시인했다. 그러나 일부 사안에서는 “로비 정황은 없다”, “당시 시장 상황을 고려해야했다”고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모습도 보였다.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부상하면서 시민단체 금융소비자원은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형사고발에 나섰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당국이 반성은커녕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해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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