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매개로 이런 모임이 가능할까. 지난 주말 강원도 춘천에 2000여 명의 MINI 팬이 모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한가지. 영국에서 태어난 작은 차 ‘MINI’를 타거나 좋아한다는 점. 전국에서 모여든 MINI로 인해 진귀한 풍경이 펼쳐졌다. 마치 학창시절 운동회를 연상케 하는 행사는 모든 참가자를 ‘즐거웠던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하는 마법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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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드카 MINI의 동호회원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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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장에는 바비큐를 비롯한 다양한 먹꺼리가 준비됐다. |
28일 강원도 춘천 송암 레포츠 타운에는 150대의 MINI가 줄지어 섰다. 대한민국 지도 모양으로 차를 정렬하고 하늘에서는 이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MINI가 모이면 의례 해왔던 행사다. 미사리에서 제주도에서 MINI 행사의 상징적 사진이다. 올해 ‘MINI 유나이티드 코리아’ 행사는 2005년 시작 이후로 다섯 번째다. MINI는 이 행사를 2년마다 열기로 했다. 자동차 브랜드가 고객을 넘어선 팬들을 위해 대규모 행사를 여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행사장에는 아침부터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11시부터 시작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서 춘천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MINI가 자주 목격됐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이미 축제는 시작됐다. 무대에서는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왔고 행사장을 둘러싸고 바깥에 자리 잡은 부스에서는 바비큐가 연기를 내며 익고 있었다. 또 다른 부스에서는 춘천의 명물 닭갈비도 등장했다. 마치 대학가 축제에 온 느낌이다. MINI를 타고, MINI를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은 이곳저곳 쉴 틈 없이 부스를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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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 모토라드는 F800R를 타고 깜짝 놀랄 묘기를 선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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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차 MINI를 바탕으로 커다란 리무진을 만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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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I 행사장에 등장한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 |
특이한 것은 자동차 브랜드 MINI의 행사장에 찾아온 각종 브랜드다.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도 이날 한편에 자리 잡았다. 메이크업을 알려주고 신제품을 소개했다. 그 옆에는 외식 브랜드 ‘불고기 부라더스’가, 그 옆에는 맥주 브랜드 ‘에딩거’가 자리했다. MINI를 좋아하는 고객들이 모인다니 여러 브랜드에서 얼굴을 알리기 위해 함께했다.
MINI를 이용해 레포츠를 즐기는 코너도 마련됐다. 마치 초대형 새총처럼 생긴 기다란 끈에 사람을 묶는다. 그리고 MINI 컨버터블로 뒤로 끌고 갔다가 앞으로 쏘아 올린다. 대포알처럼 튕겨나가던 사람은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놀이동산에 온 느낌이다. 그 옆에서는 MINI에 줄을 묶고 당기고 있다. 차를 몸으로 끌어보는 이벤트다. 차를 이용하는 게임으로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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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 참가자들은 비가 오는 날씨에도 자리를 지키며 흥겨운 축제를 즐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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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의 또 다른 재미를 즐기는 아이들. MINI 전동차를 탄 아이들이 행사장을 누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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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I 유나이티드의 밤은 뮤직 페스티벌로 마무리됐다. 타이거JK와 윤미래, DJ KOO 등이 출연해 흥을 더했다. |
또 다른 무대에서는 MINI와 같은 BMW 그룹의 계열사 모토라드가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800cc급 바이크 F800R을 탄 2명의 라이더가 묘기를 선보였다. 앞바퀴를 들고 달려오더니 뒷바퀴를 헛돌리며 미끄러지듯 빠져나간다. 깜짝 놀랄 묘기가 이어질 때마다 행사를 지켜보던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의 기립박수까지 이어졌다.
오후에서 저녁을 넘어가는 시간쯤 메인 무대에서는 뮤직 페스티벌이 열렸다. 타이거 JK와 윤미래, DJ KOO, 바닐라 어쿠스틱과 크라잉넛, 로맨틱 펀치, 시베리안 허스키 등 뮤지션들이 화려한 공연을 펼쳤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열기는 더해갔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MINI 브랜드 상품의 판매도 이어졌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베이비 레이서와 폴딩 바이크는 물론 MINI의 사이드 미러 커버 등 부품까지 20∼30% 할인해 판매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미숙한 준비와 운영으로 일부 참가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1인당 4만원을 내고 티켓을 구매한 참가자들은 2000명이 모인 자리에 턱없이 부족한 테이블과 대부분이 유료로 운영되는 참가 프로그램 등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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