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군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쯤 군산시 대야면 검문소 인근 농로에서 실종자 이모(40·여)씨의 옷가지가 발견됐다. 발견된 옷은 노란색 카디건과 위·아래 겉옷, 속옷 그리고 노란색 수건 등 6점이다.
경찰은 노란색 수건이 정 경사가 포착된 대전복합터미널과 전주시외버스터미널 폐쇄회로(CC)TV에서 정 경사가 목에 두른 노란색 수건과 같은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 경사는 강원도 영월의 서부시장에서 경찰 조사 당시 입었던 옷을 갈아입기 위해 옷과 수건을 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추측이 사실이라면 정 경사가 이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화면 상으로 정확한 비교가 되지 않아 정밀 분석 중이다”면서 “노란색 수건이 같은 것이라면 정 경사가 이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이씨의 옷이 발견되자 사건을 실종에서 살해사건으로 전환했다. 속옷까지 발견된 점을 미뤄 이씨가 살해된 뒤 군산 지역에 유기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씨가 군산에서 종적을 감췄고 옷이 발견된 곳이 유력한 용의자 정모(40) 경사가 주로 근무해 지리에 밝은 군산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정 경사는 경찰 조사 뒤 강원도 영월로 도주하고 나서 대전과 전주를 거쳐 군산으로 돌아온 점도 군산에서 범행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이와 함께 정 경사가 사건 발생 이틀 전인 22일 현금 500만원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정 경사가 이 돈을 실종된 이씨에게 건네려던 것인지 아니면 범행을 사전에 계획하고 도피자금으로 마련한 것인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이 압수한 정 경사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결과 이씨는 정 경사에게 ‘너와 내 사이가 다른 사람이 알면 좋겠냐’, ‘만나 달라’, ‘약속을 어기지 말라’ 등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산=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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