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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5년' '김치×'… 막장 치닫는 인터넷 남녀갈등

입력 : 2013-07-30 19:16:59 수정 : 2013-07-31 10: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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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투신 계기 악감정 노골적 드러내
‘더 이상 여성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군대에서 놀고 먹는 거 아니냐, (군복무 기간을) 5년으로 늘려야 한다.’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남녀 간 비하와 갈등을 조장하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 남녀가 서로에 대한 악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비난하는가 하면, 상대를 비하하는 인터넷 카페까지 등장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투신으로 더욱 노골화하는 양상이다.

30일 여성가족부 게시판에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역차별을 주장하며 여성부 폐지를 주장하던 이들은 성 대표의 투신과 함께 더욱 극렬한 내용의 글을 올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여성좌석, 여성도서관 (설치) 등 얼마나 돈 쓸 데가 없으면 그런 짓을 하느냐”며 “당신들은 한 사람을 죽였다”라고 비판했다.

남성연대는 이날 대국민 성명서를 내고 “성 대표는 진정한 의미의 양성평등을 위한 이슈를 만들어내고자 했다”며 “성 대표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짊어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 성명서의 댓글은 물론이고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여성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트위터 등에도 성 대표의 생전 발언을 인용하며 여성부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여성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반감을 드러낸다. 여성들은 “(남자들은) 그저 여자 깎아내리기에 바쁜 것 같다”, “양손에 꽉 쥐고 있던 기득권 나눠주려니까 아까워서 발악하는 거 다 보인다”는 등의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에 만들어진 ‘한국남자 군대 5년 찬성 카페’ 메인 화면과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는 포털 사이트 청원 글. 남녀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터넷 캡처
남성들은 ‘김치×’, ‘보슬××’ 등 여성들을 비하하는 단어를 써가며 커뮤니티 곳곳에 원색적인 반감을 표출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최근 이 같은 단어를 포함한 인터넷 게시글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최근 들어 여성도 남성과 비슷한 방식으로 남성 비하에 나서고 있다. ‘한국남자 군대 5년 찬성 카페’나 ‘한국남자 안티카페’가 생긴 것이 대표적이다. 이 카페에서는 “솔직히 군대에서 먹고 놀고 오는 것 아니냐”, “5년도 부족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남성의 여성 혐오로 촉발된 남녀갈등에 대해서는 ‘경쟁에서 뒤처진 일부 남성들의 위기감’, ‘남성들의 기득권 지키기’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unheim)에서 “남성 대 남성의 경쟁에서 구조적으로 밀려난 이들이 그 원인을 여성이나 외국인 노동자 탓으로 돌려 박탈감에 대한 심리적 보상을 받으려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원섭 고려대 교수(사회학)는 “남자들은 자신들의 지위를 지키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성들이 경쟁에 참여하면서 갈등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오현태·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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