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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감시자들’ 한국 액션스릴러의 놀라운 발견

입력 : 2013-07-04 13:35:33 수정 : 2013-07-04 13: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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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에서 시작해 감시로 끝나는 ‘경찰 감시반’이 스크린에 떴다.

3일 개봉한 ‘감시자들’(감독 조의석/김병서, 제작 영화사 집, 배급 NEW)은 국내 최초로 ‘감시’를 소재로 했다. 제목 그대로 ‘다른 사람을 감시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원작인 홍콩영화 ‘천공의 눈’(감독 유내해·2007)을 현재 대한민국 서울로 시간과 무대를 옮겨왔다. 설경구와 한효주가 정우성을 상대로 ‘바짝 추격전’을 벌인다. 118분 보는 내내 딴 생각을 하거나, 지루해할 틈이 없다. 그만큼 캐릭터 하나하나를 살피는 재미가 쏠쏠하고, 이야기 구조도 촘촘하다.

이야기는 크게 두 줄기로 돼있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하는 범죄전문가 제임스(정우성 분)와 감시반 반장 황반장(설경구 분)의 쫓고 쫓기는 팽팽한 긴장감, 그리고 신참 여경찰 하윤주(한효주 분)의 성장이야기가 그것.

각 에피소드들은 새로울 것 없지만 조의석·김병서 감독은 오랜 논의와 협의 끝에 뻔한 이야기들을 흥미로운 볼거리로 재창조해내는 데 성공했다. 각 상황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듯 계속 이어지고, 관객들에게 최상의 몰입도를 선사한다. 황반장, 하윤주, 제임스 등 등장인물에 따라 카메라의 시점이 달라지는 한편, ‘감시’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타인을 관찰하는 카메라 워킹도 돋보인다. 

그러나 초반 20분 동안이나 등장하는 관찰신은 지나치게 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세 주인공의 정체를 드러내는 데 중요한 신들이기는 하지만, 영문도 모른 채 20분간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다소 답답한 기분마저 든다.

모토로라 2G폰, 스도쿠(퍼즐) 등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알려주는 상징적인 소품들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서울 도심의 친숙한 장소들은 배경으로 펼쳐지는 총격 액션신과 추격신은 한국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검우강호’(2010)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정우성은 특별한 대사나 뜀박질 없이도 냉혹한 악마의 이미지를 완성해냈다. 영화 ‘비트’(1994)를 떠올리게 하는 ‘17대 1’ 롱테이크 액션신은 ‘액션배우’ 정우성의 진가를 확인하게 해줬다.

늘 그 자리에 있었을 것만 같은 황반장 역의 설경구의 관록 있는 연기, 남자주인공 일색인 한국영화 시장에서 ‘여배우의 발견’을 보여준 한효주의 활약은 ‘감시자들’을 꽉꽉 알차게 채웠다. 자신의 외모와 비슷한 코드명 다람쥐 역할의 이준호(2PM)는 영화배우로서 첫 발을 내디뎠지만 자연스러운 연기로 합격점을 받았다. 15세관람가. 상영 중.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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