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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 위원 "1999년 철수? 난 타격 준비 중"

입력 : 2013-06-27 10:23:23 수정 : 2013-06-27 10: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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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 1999년은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롯데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보여줬던 화끈한 공격야구는 여전히 인구에 회자된다.

하이라이트는 삼성 라이온즈와 벌인 플레이오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를 보이던 롯데는 5차전에서 터진 펠릭스 호세의 극적인 끝내기 스리런포로 벼랑 끝에서 탈출한 뒤 6차전까지 잡고 시리즈 전적 3승3패를 만들었다.

대구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7차전은 한국 프로야구사에 길이 기록될 명승부로 꼽힌다. 또한 최악의 난동 사건이 벌어졌던 경기로 기억되기도 한다.

호세는 0-2로 끌려가던 6회초 노장진을 상대로 추격의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때 홈으로 들어오던 호세를 향해 삼성팬들이 오물을 투척했고 이에 발끈한 호세가 방망이를 들고 맞서며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박정태를 중심으로 한 롯데 선수단은 호세가 퇴장명령을 받자 곧바로 짐을 챙겼다. 더 이상 경기를 치를 수 없다는 뜻이었다. 잔뜩 격양된 선수들은 구단 관계자들의 만류에도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지난 26일 '응답하라 1999' 챔피언스데이를 맞이해 사직구장을 찾은 마해영 XTM 해설위원은 14년 전 상황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마 위원은 "만일 우리 팀이 수비였다면 1명을 반드시 그라운드에 남겨두고 떠나야 했지만 공격권을 가지고 있어서 그럴 필요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진짜 경기를 그만 둘 생각은 아니었다"는 것이 마 위원의 설명이다.

마 위원은 "지금 화면을 보시면 알겠지만 나는 계속 헬멧을 쓰고 다음 타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대로 우리가 짐을 싸서 나갔다면 몰수게임패를 당해 그럴 수는 없었다"고 웃었다.

상황이 정리된 뒤 곧바로 타석에 들어선 마 위원은 노장진에게 동점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는 격한 세러모니와 함께 홈을 밟은 마 위원은 헬멧을 내동댕이치며 참았던 분노를 표출했다.

마 위원은 "타석에 들어가기 전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홈런을 쳐야겠다는 것이 첫 번째였고 나도 퇴장을 당해버릴까라는 또 다른 한 가지였다"며 "호세가 퇴장을 당했는데 나까지 빠지면 질 것 같았다. 역전 홈런을 친 뒤에는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임수혁의 9회 대타 동점 투런포까지 더해진 롯데는 연장 접전 끝에 삼성을 따돌리고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어렵게 올라간 한국시리즈에서는 한화 이글스에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마 위원은 "당시 우리 팀이 잘 되려면 비가 좀 왔어야 했는데 한국시리즈 때 비가 안 왔다"며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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