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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 新온고지신] 천장지제궤자의혈(千丈之堤潰自蟻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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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문제 등 숱한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직사회의 기강이 서야 한다. 공직기강은 사회 질서의 중추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공직기강의 해이는 감독권자인 대통령을 비롯한 인사권자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공직기강 확립’ 등 구태의연한 아랫사람 단속하기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과 그 측근들부터 ‘법과 원칙’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나라의 기틀이 제대로 잡히는 법이다. 물론 위법을 저지른 공직자는 일벌백계로 삼기 위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한비자’에 ‘현명한 군주는 무거운 처벌로 악한 짓을 못하게 한다(嚴刑禁惡)’며 “엄한 형벌은 사람의 욕심을 막고, 덕을 베풀어 불쌍히 여김은 도덕심을 충족시킨다(嚴刑重罰籠人欲 德惠哀憐充義足). 세상에서는 고전을 가르쳐 백성을 교화시키나, 현명한 임금은 법술로 금지하는 일을 못하게 막는다(世學詩書敎萬民 賢君法術惶禁觸)”고 강조했다. 연유가 있다. 악의 씨앗이 무성한 숲을 이루지 못하도록 미연에 방지하자는 의미다. “천 길 둑도 개미구멍으로 인해 무너진다(千丈之堤潰自蟻穴)”는 한비자의 경책이 뒷받침하고 있다. 그렇다. 큰 집채도 아궁이 틈으로 새어나오는 연기로 불태우게 되는 이치다.

한비자는 측근 비리에 추상같아야 한다고 충언하고 있다. 그는 ‘의사가 환부의 피를 빨아내는 것은 친애하기 때문이 아니다(醫生?血非親愛)’며 “가까운 사람을 너무 믿고 이웃에 의지하는 것은 화근이 되며, 신하에게 통제되지 않은 권력을 부여하면 임금의 자리가 바뀐다(信近依隣養禍根 交權付勢遷君岱)”라고까지 경계의 말을 했다. ‘회남자’ 또한 “법은 천하의 저울이고 말이며, 지도자가 따라야 할 먹줄이다(法者天下之度量 人主之準繩也)”며 지도층의 도덕성 의무도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가 ‘공직기강 확립’에 발 벗고 나섰다. 여당도 고위 공직자 인사와 감찰 강화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공직사회의 새 기풍 진작을 기대한다.

녹명문화연구소장

千丈之堤潰自蟻穴 : ‘천 길 둑도 개미구멍으로 인해 무너진다’는 뜻.

千 일천 천, 丈 길이 장, 之 갈 지, 堤 둑 제, 潰 무너질 궤, 自 스스로 자, 蟻 개미 의, 穴 구멍 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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