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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기 싫을 것 같은 연구소

입력 : 2013-05-14 18:15:03 수정 : 2013-05-14 18: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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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발효연구중심' 온통 미술품으로 꾸며 갤러리 방불 최근 충북 청원군 오송생명과학단지에 국내 최초의 발효전문 연구소인 ‘샘표우리발효연구중심’이 들어섰다. 대부분은 연구소 이름만 듣고 단박에 지루하고 딱딱한 공간일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연구소 마당에 발을 내딛는 순간, 우리가 연구소에 갖고 있던 고루한 편견은 와장창 깨져버린다.

2만3186㎡(약 7000평) 부지에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된 이 연구소의 회의실과 복도 등은 온통 미술작품으로 꾸며져 있다. 김강일 김기철 김혜나 김무준 김보민 신하정 여다함 윤사비 이달우 이에스더 이은우 장윤규 한석현 홍은주 등 작가 14명이 저마다 개성 넘치는 작품으로 딱딱한 연구소의 이미지를 확 바꿔놓았다.

샘표갤러리 프로젝트의 중심이 되는 ‘룸 갤러리’는 회의실 6개를 작가들이 새롭게 디자인하고 작품화한 공간이다. 6개의 방이 작가 6명의 개성 넘치는 독특한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예술에 둘러싸인 행복한 연구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실험실과 사무실을 잇는 55m의 긴 복도에도 갖가지 그림이 벽화로 제작돼 있다. ‘길 갤러리’다. 연구소 마당에 나서면 서울 창동 옛 공장의 굴뚝을 옮겨와 조형물로 재탄생시킨 ‘외부 갤러리’도 있다. 

건물 내 복도를 꾸민 ‘길 갤러리’ 중 이에스더의 ‘S.E.M.P.I.O’.
샘표의 ‘아트 프로젝트’는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2004년에는 경기 이천시의 간장공장에 ‘샘표 스페이스’를 개관했다. 구내식당 옆에 들어선 이 미술관은 직원들이 식사 전후에 반드시 들르게 되는 필수 코스다. 2010년에는 회색 공장 외벽을 대형 예술작품으로 꾸민 ‘아트 팩토리’를 조성했다.

1946년 창립한 샘표는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발효식품 기업이다. 연구소를 갤러리로 조성하는 데는 이 회사 박진선(63·사진) 대표의 아이디어와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 대표는 샘표 창업주인 고(故) 박규회 선대회장의 장손으로 1990년 기획실장으로 입사해 1997년 대표로 취임했다. 

회의실을 꾸민 ‘룸 갤러리’ 중 이달우의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
박 대표에게 평소 미술 애호가냐고 물으니, 농담 섞인 목소리로 자기는 미술 서포터는 아니고 직원들과 회사를 위해 미술을 이용하는 거란다. 아트 프로젝트 이후 회사 분위기나 직원들의 반응이 크게 달라졌느냐고 묻자 “당장 눈에 보이는 큰 변화는 없겠지만,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미술에 대한 안목도 생기고 뭔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오송=글·사진 정아람 기자 arb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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