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하던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이남기 홍보수석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수석은 이날 밤 10시 40분께 이뤄진 긴급브리핑에서 "먼저 홍보수석으로서 제 소속실 사람이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고 죄송스럽다"며 "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번 사건의 내용을 파악한 직후, 대통령께 보고드렸고, 그 즉시 조치를 취했다는 점과 앞으로 미국 측의 수사에 대해서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은 "대단히 성공적으로 평가받은 이번 방미일정 막판에 이런 일이 발생해서 너무나 안타깝고, 이번 방미를 성원해주셨던 국민여러분과 동포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거듭 유감을 표명했다.
청와대의 심야 사과문 발표는 전날 윤 전 대변인을 상대로 한 민정수석실의 조사와 이날 새벽 전격경질에 이은 속전속결식 조치 등으로 미루어 상황이 매우 중대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번 사안을 매우 위중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고, 자칫 꾸물대다가는 방미 성과가 묻히는 것은 물론 새 정부 초반 '인사파동' 논란이 재연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 들어 청와대의 대국민 사과는 지난 3월30일 인사파동이 확산되자 김행 대변인이 허태열 비서실장의 사과문을 '17초 대독'한데 이어 2번째이다.
그러나 사과 주체가 홍보수석 수준으로 낮은데다 4문장의 짧은 사과문이어서 다시 한번 진정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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