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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전국노래자랑’ 울다 웃다… 인생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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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4-27 11:22:30 수정 : 2013-04-27 11: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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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래자랑’이라는 제목만으로도 수많은 이미지와 스토리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사람들이 사는 냄새로 진동했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퍽퍽한 나머지 처절하기까지 한 우리네 인생이기에 코끝이 찡해왔다.

33년의 역사, 3만명의 출연자를 배출한 ‘전국노래자랑’은 단순한 노래자랑이 아니라, 우리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어루만져온 프로그램이기에 진정성에서 오는 감동은 더했다.

“우리 영화에는 과도한 설정이나 억지 웃음이 없어요”라고 했던 제작자 이경규의 말은 진짜였다. 

가수가 꿈이었지만 아내 미애(류현경 분)의 미용실 셔터맨으로 살고 있는 봉남(김인권 분), 음치인데도 굳이 전국노래자랑에 나가겠다고 떼쓰는 시장 주하나(김수미 분)와 승진을 꿈꾸는 맹과장(오광록 분), 산딸기 엑기스 홍보차 출연한 현자(이초희 분)와 현자의 짝사랑남 동수(유연석 분), 혼자 있게 될 할아버지(오현경 분) 걱정에 ‘송해 오빠’ 찾아간 귀여운 손녀 보리(김환희 분), 중국집 짜짜루 홍보하려고 예선에 나갔지만 형편없는 실력 때문에 탈락한 종대(김중기 분), 자고로 술 한 잔 마셔야 제대로 된 노래가 나온다는 건강원 사장(정석용 분)까지.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모여 ‘전국노래자랑’이라는 큰 줄기를 형성한다. 5월의 ‘러브 액츄얼리’를 보는 느낌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뻔하지만, 그냥 살아가는 이야기이기에 뻔하지 않다. 진솔함의 미덕이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

‘이경규가 제작한 영화’라는 홍보 전략은 자칫 이 영화의 본질을 왜곡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인터뷰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 부대끼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영화에 담고 싶다”고 했다. ‘전국노래자랑’과 비슷한 세월동안 대중을 웃고 울게 만든 개그맨의 철학이 고스란히 영화에 담겼다. 
 
“전~국 노래자랑!” 우렁찬 송해의 외침 뒤에 흘러나오는 특유의 로고송을 ‘전국을 뒤집어놔’란 노래로 재탄생시킨, 그리고 엔딩에 ‘보너스’처럼 뮤직비디오를 집어넣은 제작진의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웃음과 눈물로 뒤범벅된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효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극장을 나올 수 있게 해준다.

‘방가? 방가!’에서 이미 입증된 김인권표 코믹 연기는 이번 영화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오현경, 김수미, 오광록, 김용건 등 배우들의 관록 있는 연기는 존재만으로도 짙은 페이소스가 느껴진다. 12세관람가. 5월1일 개봉.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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