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백화점에서 ‘묻지마 폭행’으로 노숙인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특별한 이유없이 같은 노숙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노숙인 박모(35)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14일 오전 8시55분쯤 동대문구 전농동 L 백화점에서 노숙인 김모(51)씨를 주먹과 발로 10여분간 마구 때려 숨지게한 혐의(상해치사)를 받고 있다.
숨진 김씨가 백화점 4층과 다른 건물을 연결하는 통로 후미진 곳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백화점 청소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같은 날 오후 5시56분쯤 숨졌다.
박씨와 김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박씨는 지난 2002년부터 서울 성동구 용답동 노숙자 쉼터에서 생활하다 2006년부터 정신분열증으로 서울 은평구의 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올해 3월 쉼터에서 나온 이후에도 노숙생활을 하며 폭행사건으로 3차례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말을 횡설수설하며 범인을 부인하고 있다”며 “현장을 찍은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박씨를 구속했다”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