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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차체 작아졌는데 실내는 늘어나? 카렌스 타보니…

입력 : 2013-04-05 16:24:03 수정 : 2013-04-05 16: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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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신형 카렌스를 경주 일대에서 시승했다. 거리에는 벚꽃이 만발했고 20도를 웃도는 남쪽의 날씨다. 기아차에 카렌스 역시 ‘봄 꽃’ 같은 존재다. 1999년 첫 선을 보이고 꾸준히 베스트셀러 모델로 자리 잡았다. 2002년에 2세대, 2006년에 3세대를 내놨다. 그리고 2013년 오랜만에 카렌스가 옷을 바꿔입었다. 껍데기는 작아졌지만 내실을 갖췄다. 엔진 크기는 줄였지만 출력은 향상됐고 차체크기는 줄었지만 실내공간은 넓어졌다.

3일 벚꽃이 늘어선 경주 거리에 카렌스가 줄지어 섰다. 경주 현대호텔에서 포항 호미곶까지 이어지는 왕복 123.6㎞의 시승이 시작됐다. 기아차는 “카렌스의 경쟁상대는 없다”고 공언했지만 설명 자료에서는 한국지엠의 ‘올란도’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리고 최근 출시한 한국지엠의 ‘트랙스’ 역시 소비자들이 비교 선상에 올려놓아 카렌스는 이미 출시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이날 시승한 차는 2420만원의 프레스티지 사양에 내비게이션과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 라이팅, 1열 통풍시트를 옵션으로 추가한 1.7ℓ 디젤 모델이다. 옵션을 합한 차 값은 2760만원이다.

LPi에는 7인승이 있지만 디젤 모델은 5인승으로 출시됐다. 일반적으로 동급 디젤엔진이 더 무겁지만 카렌스는 1.7ℓ 디젤을 얹어 2.0ℓ LPi과 공차중량이 1520㎏으로 똑같다. 복합연비는 13.2㎞/ℓ로 디젤이 앞선다. 디젤이 비싸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기아차는 답변을 마련했다. 현대 i40, 쉐보레 올란도 등을 예로 들며 ‘카렌스의 경우 디젤 모델이 가솔린 혹은 LPi 대비 120만원 비싸며 이는 가격 차이가 가장 적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 1.7리터 디젤엔진을 얹은 카렌스.
▶ 시속 100km/h로 정속 주행하면 엔진 회전은 1800rpm을 유지한다.
시동 버튼을 누르고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경주를 빠져나갔다. 시내 구간에서는 디젤 엔진의 저속 토크가 여유롭다. 최고출력은 140마력이지만 최대 토크가 33.0㎏·m로 힘이 있다. 풀가속을 할 경우 3500rpm 근처에서 변속이 이뤄지지만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2400rpm을 넘기지 않는다. 1800rpm부터 2400rpm을 오가는 저 회전 주행을 이어간다. 엔진 회전이 적으니 그만큼 연비가 좋다. 기아차의 자료에 따르면 1년간 2만㎞를 주행할 경우 디젤 모델은 271만2000원, LPi 모델은 242만2000원의 유류비가 든다. LPG와 디젤의 격차가 크지 않다. 따라서 주행거리가 2만㎞를 훌쩍 넘는다면 디젤 엔진이 경제적일 테고 그렇지 않다면 가격이 저렴한 LPG 모델도 고려할 만하다.

▶ 대시보드의 촉감이 좋다. 하지만 스티어링휠이 미끄러워 아쉬움을 남겼다.
실내 디자인은 무난하고 차분하다. 내비게이션 화면을 중심으로 은색의 패널이 안정감을 준다. 하이그로시와 인조 가죽으로 감싼 도어트림은 고급스런 느낌을 주며 대시보드의 말랑말랑한 촉감은 만족도를 높여준다. 다만, 스티어링휠은 미끄럽다. 안쪽에 마무리된 스티치는 거친 느낌이어서 아쉽다. 초기 카렌스는 변속기가 위에 붙은 칼럼식이었지만 지금은 승용차의 구성과 동일하다. 전반적인 실내 디자인 역시 승용차의 느낌을 그대로 이어갔다. 1열 시트는 옆구리까지 잡아주는 버킷타입이다. 열선은 물론 옵션으로 통풍기능까지 넣을 수 있다. 2열 시트는 앞뒤로 180㎜ 슬라이딩 된다. 뒤로 16도 눕힐 수 있어 편하다. 2열 시트 공간을 최대로 확보하면 국산 중형 세단급 레그룸이 된다. 슬라이딩 기능은 3열을 사용할 경우 공간을 나눠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경주 시내를 빠져나와 고속화도로에 오르니 탁 트인 시야가 상쾌하다. 보닛과 운전석 사이의 A필러가 길게 누웠다. 평평한 대시보드 공간도 무척 넓다. 실내에서 보면 박스카 형태지만 밖에서 보면 날렵한 세단의 모습이다. B필러와 C필러는 해치백을 닮았다. 넓은 뒷유리와 짧은 트렁크 공간은 해치백의 특징이다. 적재용량은 492ℓ다. 구형 카렌스의 421ℓ보다 크게 늘었다. 동급인 쉐보레 올란도의 472ℓ, 세단인 르노삼성 SM5의 477ℓ보다 크다. 길이와 폭, 높이 모두 구형 카렌스보다 줄었다. 길이*폭*높이가 4545*1820*1650인 구형에 비해 4525*1805*1610으로 짧고 낮아졌다. 다만,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간거리 휠베이스는 2700㎜에서 2750㎜로 늘었다. 중형 세단과 동일한 수준이다.

▶ 대향형 와이퍼를 장착했다.
시속 100㎞/h 주행에서는 노면 소음과 풍절음은 모두 만족스런 수준이다. 엔진은 1800rpm을 유지한다. 국내 법규상 시속 120㎞/h 이상 달릴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절한 세팅이다. 다만, 고속으로 올라가면 풍절음과 하부 소음이 올라온다. 서스펜션과 스티어링휠 모두 가볍고 물렁하다. 최대한 편안한 승차감을 추구했다. 단단하게 달리는 스포츠 세단과는 격차가 있다. 이 차의 타깃이 아이와 함께하는 30대 부부로 설정된 만큼 편의성과 경제성, 안락한 공간을 강조했다.

신형 자동차가 나오면서 가장 개선되는 부분이 안정성이다. 카렌스는 2013년 강화된 KNCAP 평가기준에서 1등급을 받았다. 6개의 에어백을 전 모델에 기본 장착했고 차체자세제어장치 VSM과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 급제동 경보 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까지 모두 기본 적용했다.

▶ 공간 활용이 뛰어난 시트 배치와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를 장착해 실내 공간이 여유롭다.
기아차는 안전사양 등을 기본으로 적용하면서도 가격을 낮췄다고 밝혔다. 가장 저렴한 LPG 엔진의 디럭스 트림은 수동변속기 기준으로 1800만원이다. 디젤 엔진은 165만원의 자동변속기를 기본 장착하고 2085만원부터 시작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소비자가 애프터마켓에서 장착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등의 옵션을 빼고 가격을 낮췄으며 출고 후 장착하기 힘든 안전 사양 등은 모두 기본 옵션으로 넣었다”고 밝혔다.

경주/ 글·사진=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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