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신형 카렌스를 경주 일대에서 시승했다. 거리에는 벚꽃이 만발했고 20도를 웃도는 남쪽의 날씨다. 기아차에 카렌스 역시 ‘봄 꽃’ 같은 존재다. 1999년 첫 선을 보이고 꾸준히 베스트셀러 모델로 자리 잡았다. 2002년에 2세대, 2006년에 3세대를 내놨다. 그리고 2013년 오랜만에 카렌스가 옷을 바꿔입었다. 껍데기는 작아졌지만 내실을 갖췄다. 엔진 크기는 줄였지만 출력은 향상됐고 차체크기는 줄었지만 실내공간은 넓어졌다.

3일 벚꽃이 늘어선 경주 거리에 카렌스가 줄지어 섰다. 경주 현대호텔에서 포항 호미곶까지 이어지는 왕복 123.6㎞의 시승이 시작됐다. 기아차는 “카렌스의 경쟁상대는 없다”고 공언했지만 설명 자료에서는 한국지엠의 ‘올란도’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리고 최근 출시한 한국지엠의 ‘트랙스’ 역시 소비자들이 비교 선상에 올려놓아 카렌스는 이미 출시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이날 시승한 차는 2420만원의 프레스티지 사양에 내비게이션과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 라이팅, 1열 통풍시트를 옵션으로 추가한 1.7ℓ 디젤 모델이다. 옵션을 합한 차 값은 2760만원이다.
LPi에는 7인승이 있지만 디젤 모델은 5인승으로 출시됐다. 일반적으로 동급 디젤엔진이 더 무겁지만 카렌스는 1.7ℓ 디젤을 얹어 2.0ℓ LPi과 공차중량이 1520㎏으로 똑같다. 복합연비는 13.2㎞/ℓ로 디젤이 앞선다. 디젤이 비싸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기아차는 답변을 마련했다. 현대 i40, 쉐보레 올란도 등을 예로 들며 ‘카렌스의 경우 디젤 모델이 가솔린 혹은 LPi 대비 120만원 비싸며 이는 가격 차이가 가장 적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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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리터 디젤엔진을 얹은 카렌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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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속 100km/h로 정속 주행하면 엔진 회전은 1800rpm을 유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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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시보드의 촉감이 좋다. 하지만 스티어링휠이 미끄러워 아쉬움을 남겼다. |
경주 시내를 빠져나와 고속화도로에 오르니 탁 트인 시야가 상쾌하다. 보닛과 운전석 사이의 A필러가 길게 누웠다. 평평한 대시보드 공간도 무척 넓다. 실내에서 보면 박스카 형태지만 밖에서 보면 날렵한 세단의 모습이다. B필러와 C필러는 해치백을 닮았다. 넓은 뒷유리와 짧은 트렁크 공간은 해치백의 특징이다. 적재용량은 492ℓ다. 구형 카렌스의 421ℓ보다 크게 늘었다. 동급인 쉐보레 올란도의 472ℓ, 세단인 르노삼성 SM5의 477ℓ보다 크다. 길이와 폭, 높이 모두 구형 카렌스보다 줄었다. 길이*폭*높이가 4545*1820*1650인 구형에 비해 4525*1805*1610으로 짧고 낮아졌다. 다만,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간거리 휠베이스는 2700㎜에서 2750㎜로 늘었다. 중형 세단과 동일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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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향형 와이퍼를 장착했다. |
신형 자동차가 나오면서 가장 개선되는 부분이 안정성이다. 카렌스는 2013년 강화된 KNCAP 평가기준에서 1등급을 받았다. 6개의 에어백을 전 모델에 기본 장착했고 차체자세제어장치 VSM과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 급제동 경보 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까지 모두 기본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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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 활용이 뛰어난 시트 배치와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를 장착해 실내 공간이 여유롭다. |
경주/ 글·사진=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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