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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랄트 하르만 지음/전대호 옮김/알마/1만3500원 |
서양에서는 천 단위로 숫자를 세지만 동양에서는 만이 기본 단위다. 어떤 문화에서는 4가 불행을 의미하지만 다른 문화권에서는 13을 꺼린다.
‘숫자의 문화사’는 언어와 문화에 담긴 숫자의 상징을 살펴본다. 저명한 언어학자이자 미국 세바스토폴 고대신화학연구소 부소장인 저자는 각 문화가 지닌 수의 역사와 계산법을 소개한다. 행운·불행·마법·신화·성스러움 등 수가 지닌 상징체계도 풍부한 예를 곁들여 분석한다.
그는 초기 인류인 호모 에렉투스 시절부터 수 개념이 체계적으로 쓰였다고 밝힌다. 마야·아즈텍 등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독창적이면서도 세분화한 계산방식도 알아본다.
역사적으로 단위를 뜻하는 1과 ‘무’를 뜻하는 0의 대립은 컴퓨터 기술의 2진 코드에서 ‘자극’과 ‘자극 없음’의 대립, ‘예’와 ‘아니요’의 대립으로 변환된다. 과거 천공 카드를 사용하던 시절에 이 대립은 눈에 빤히 보이는 ‘구멍’과 ‘구멍 없음’의 대립이기도 했다.
편완식 선임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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