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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서 가장 위대한 시인 라킨의 시 세계

입력 : 2013-02-01 23:21:55 수정 : 2013-02-01 23: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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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도 포기한 난해한 시의 주인공… 평생의 시작 4권에 담아
필립 라킨 지음/김정환 옮김/문학동네/1만3000원
필립 라킨 시전집/필립 라킨 지음/김정환 옮김/문학동네/1만3000원


조지 오웰, T.S. 엘리엇, 조앤 롤링…. ‘영국을 빛낸 작가’ 하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이름이다. 이제 명단에 시인 필립 라킨(1922∼1985·사진)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2008년 영국 타임스가 선정한 ‘영국의 가장 위대한 전후 작가’에서 조지 오웰을 제치고 1위에 오른 라킨은 유독 한국에서만 ‘무명’에 가까운 시인이다. 문학동네는 ‘세계시인전집’ 시리즈 두 번째 시인으로 과감히 라킨을 택했다.

책은 ‘북쪽으로 가는 배’ ‘덜 속은 사람들’ ‘성령강림절 결혼식들’ ‘높은 창문들’ 등 라킨이 일생 동안 펴낸 4권의 시집을 한데 묶었다. 사실 라킨의 시는 쉽지 않다. 시 2편은 너무 난해해 평론가조차 평가를 포기했을 정도다. 그래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라킨을 “사랑의 좌절과 죽음을 매끄러운 문체와 소설가의 디테일로 표현한 위대한 시인”이라 평했다.

많은 걸출한 시인처럼 라킨도 개인사는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 사랑에 실패해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21세 때 시작한 도서관 사서는 그의 평생 직업이 됐다. 타계 1년 전인 1984년 영국 왕실이 그에게 가장 명예로운 시인을 뜻하는 ‘계관(桂冠)시인’ 호칭 부여를 제안했으나 차갑게 거절했다.

시·소설·번역 등 전방위에서 활동하는 ‘문단의 팔방미인’ 김정환(59)씨가 번역을 맡았다. 김씨는 앞으로도 문학동네와 손잡고 안나 아흐마토바(러시아), 조지 세페리스(그리스), 로버트 프로스트(미국),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아일랜드) 등 시인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겨 총 12권으로 시리즈를 완간할 계획이다. 김씨는 “프랑스어권 시인 작품은 일부러 뺐다. 황현산(68·고려대 불문과 명예교수)이란 걸출한 번역가가 있어 괜히 내가 나섰다간 망신만 당할 것”이라며 웃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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