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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의 승리 영화 ‘타워’ 촬영의 비밀은

입력 : 2013-01-10 22:05:23 수정 : 2013-01-10 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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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충돌… 화염… 실감나는 재난 장면
할리우드와 맞붙어도 밀리지 않는 기술력
#1. 영화 ‘타워’의 중반부. 김상경·손예진 일행이 초고층 빌딩 외벽에 달린 곤돌라로 뛰어내린다. 강풍에 곤돌라가 그네처럼 흔들흔들한다. 발밑은 까마득한 빌딩 숲이다. 건물에선 화염이 솟구친다. 한 명씩 뛸 때마다 보는 이들은 가슴이 탄다. 실제 영화 촬영장. 1층 높이에서 배우들이 폴짝 아래로 뛰어내린다. 곤돌라 상자는 쿠션에 받쳐놓았다. 흔들리지도 않는다. 모닥불 세 무더기가 주변에서 활활 타고 있다.

9일까지 380여만명을 동원한 영화 ‘타워’의 흥행에는 재난 현장을 실감나게 구현한 컴퓨터그래픽(CG)도 한몫했다. ‘타워’의 CG를 담당한 회사인 디지털아이디어는 이날 ‘타워’ CG 작업의 비밀을 공개했다.

‘타워’는 총 3000컷 중 1700컷이 CG일 정도로 국내 영화 사상 가장 많은 가상 이미지가 들어갔다. 11개월간 150여명이 매달렸다.

이 중 완전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풀3차원(Full3D) 컷이 150개나 됐다. ‘여의도에 그런 건물이 있었나’하고 착각하게 하는 초고층 빌딩 자체가 컴퓨터의 솜씨다. 빌딩을 돌아가며 보여주는 첫 장면은 모두 CG다. 날아가는 새·보행자·한강과 다리·아파트 숲 전부 가짜다. 헬기가 빌딩에 충돌하는 순간 역시 3D 애니메이션으로 보면 된다.

설경구가 불타는 헬기의 중앙에 소화기를 던지는 장면은 CG로 수정했다. 실제로는 소화기가 헬기 오른쪽 허공으로 허무하게 날아갔지만 재촬영은 너무 위험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를 영화의 배경으로 알고 있는 관객의 믿음도 배신한다. 곤돌라 장면에서 빌딩 숲은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와 송파구 잠실 쪽을 섞어서 매만졌다. 여의도는 해가 떨어진 후 항공촬영이 금지돼 야간 사진이 적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아이디어의 최재천 시각효과 감독은 “이런 컷을 어떻게 사실적으로 뽑아내느냐고 물어보는데 반복해서 그리고 또 그리는 게 노하우”라며 “건물처럼 고정된 사물과 달리 화재·연기 같은 자연 현상을 표현하는 게 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할리우드와 비교한 기술 수준에 대해 “할리우드는 영화 규모가 크고 내부 지원과 역사가 탄탄해 비교하기 힘들지만, 양쪽 CG 아티스트가 1대1 배틀을 붙으면 우리가 이긴다고는 말할 수 있다”며 “다만 할리우드에서는 필요한 기술을 내부에서 직접 소프트웨어로 만들고 이를 외부에 판다”고 전했다.

영화 인력들도 CG에 익숙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현장에서 배우나 스태프가 ‘이렇게 찍어도 되느냐’고 저를 많이 의심했다”고 밝혔다. 국내 1위 업체인 디지털 아이디어는 2007년부터 할리우드 영화 ‘포비든 킹덤’, 중국 천커신 감독의 ‘무협’, 쉬커의 ‘용문비갑’, 청룽 감독·주연의 ‘차이니즈 조디악’에 참여하는 등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회사 박영신 대표는 “국내영화 CG 시장은 공급이 수요보다 2배 정도 많아 해외 진출은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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