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 대용 시리얼로 유명한 켈로그는 성욕억제식품으로 개발됐다. 존 켈로그 박사는 자신이 운영하던 요양원의 복도에서 자위행위를 하던 환자를 보고는 기겁해 식물성 식단을 고안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고장난 압출기에서 나온 엉터리 밀반죽을 구워 환자들에게 내놓았는데 대박이었다. 이 병원에 입원했던 찰스 포스트는 포스트라는 경쟁 브랜드를 출시했다.
18세기 산업혁명 여파로 퇴폐문화의 수렁에 빠졌던 영국은 학생들의 자위행위에 골머리를 앓았다. 기숙학교들은 팔팔한 청소년들을 밤마다 마라톤을 시켜 녹초가 되도록 했다. 영국 유학 중이던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쿠베르탱은 교육당국의 열정(?)에 탄복했다. 마라톤을 프랑스에 수입했다.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됐던 운동이 근대올림픽 중흥의 기틀이 된 것이다.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포경수술이 대유행했다. 청교도 의식 확산에 부심하던 정책당국은 성욕 억제책을 찾는 데 안간힘을 쏟았다. 그러다가 독실한 유대인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할례에 눈을 돌렸다. 매독 예방에 좋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포경수술 붐이 일었다.
물리적 거세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최후의 수단이었다. ‘사기’를 쓴 중국의 사마천은 물리적 거세를 당했다. 징키스칸도 거세됐다는 속설이 있다.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제국쇠망사’에서 노르만족이 시칠리 등지를 침략해 포로들을 거세했다고 기록했다. 근래에는 수단 다르푸르 지역에서 군이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거세해 논란이 일었다.
화학적 거세(성충동 약물치료)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 암호해독 전문가이자 컴퓨터공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인 앨런 튜링은 화학적 거세를 받았다. 영국 사회가 동성애를 허용하지 않던 시기여서 그랬다. 화학적 거세 제도는 미국과 독일 덴마크 스웨덴 폴란드 등이 시행하고 있다.
법원이 그제 국내 처음으로 성폭행범에게 화학적 거세 명령을 내렸다. 과도한 성욕 발산은 예나 지금이나 사회윤리적으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한용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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