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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잭맨, '친한파'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입력 : 2012-12-28 13:37:17 수정 : 2012-12-28 13: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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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이 18일 전야 개봉 이후 27일까지 누적 관객 220만여명, 누적수입160억여원을 기록하며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한국 관객들의 넘치는 애정과 달리 정작 ‘레 미제라블’측은 한국보다 일본에 더욱 공을 들이는 중이다.

‘레 미제라블’ 제작자인 ‘뮤지컬 황제’ 캐머런 매킨토시(66)와 주인공 ‘장 발장’을 열연한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44)은 지난 11월25일 내한, 26일 오후 서울 역삼동의 호텔에서 기자회견과 소규모 레드카펫 행사를 열었다. 자신이 제작한 뮤지컬 ‘캣츠’,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레 미제라블’ 등 세계 4대 뮤지컬이 라이선스 또는 오리지널로 국내 공연됐지만 한 번도 온 적 없는 매킨토시가 처음 한국을 찾았고, ‘친한파’로 알려진 잭맨이 3년만에 다시 오기는 했다. 하지만 보통 할리우드 영화가 내한 프로모션을 할 때 감독, 남녀 주연배우, 제작자가 참석해 온 관례와 다소 차이가 있었다. 일단 연출자 톰 후퍼(40) 감독이 오지 않았고, 한국에서의 높은 인기와 달리 이제껏 한 번도 내한한 적 없는 ‘판틴’ 앤 해서웨이(30)는 이번에도 한국을 찾지 않았다.

그러나 이틀 뒤인 28일 일본 도쿄 긴자의 도쿄국제포럼에서 열린 이 영화 프로모션에는 한국에서 날아간 매킨토시와 잭맨은 물론,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후퍼 감독과 해서웨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에 ‘코제트’ 아만다 사이프리드(27)도 합류했다. 일본 미디어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해서웨이는 “엄마가 과거 판틴을 연기했다. 꿈이 이뤄졌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오늘도 여전히 캐스팅됐을 때의 기쁨이 계속되고 있다”고 고백했고, 사이프리드는 “11세 때 ‘애니’의 오디션을 봤을 때부터 뮤지컬을 사랑해왔고, 이제야 꿈이 이뤄졌다. 이 작품을 경험하면서 평생 노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후퍼 감독은 “코제트 역에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를 선정했다”고 말했다가 해서웨이로부터 농반진반 원망을 들었다. 이들은 기립한 관객 2500명과 함께 극중 프랑스 민중의 합창곡인 ‘두 유 히어 더 피플 싱?’을 부르기도 했다. 이 모두가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다. 특히 일본 미디어는 잭맨을 두고 ‘친일파’라고 일컫기도 해 ‘친한파’임을 강조한 한국 미디어와 또 다른 뉘앙스를 풍겼다.

21일 호주 시드니 시사회에는 매킨토시, 후퍼 감독, 잭맨과 러셀 크로(48) 등 남자 4명만 참석했다. 이 보다 앞서 5일 영국 런던에서 가진 세계 최초 시사회에는 매킨토시, 후퍼 감독, 잭맨, 크로, 해서웨이, 사이프리드 외에 ‘마리우스’ 에디 레드메인(30), ‘에포닌’ 사만다 바크스(22), ‘어린 코제트’ 이자벨 앨런 등의 모습도 보였다. 이처럼 나라별로 방문하는 영화 관계자들이 다른 것은 당연하고 아예 프로모션을 갖지 않은 나라도 있긴 하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이 지척인 것을 감안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 뿐만 아니었다. 18일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 우치사이와이초에서 열린 특별 자선시사회에 나루히토(52) 왕세자가 참석한다는 소식에 매킨토시, 후퍼 감독, 잭맨은 급거 일본을 재방문해 왕세자와 나란히 앉아 영화를 봤다. 일본 미디어는 “잭맨은 ‘왕세자 전하와 만나서 함께 작품을 본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왕세자 전하는 자선 활동도 하는 훌륭한 분으로, 오늘은 정말 잊을 수없는 경험이다’며 감격을 전했다. 매킨토시는 왕세자에게 ‘내년에는 영화말고 뮤지컬로도 보라’고 권했다. 후퍼 감독은 왕세자와 같은 영국 옥스퍼드대 출신답게 학교 이야기를 오래 나눴다”고 보도했다. 왕세자의 시사회 참석이라는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레 미제라블’측의 일본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정성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영화는 프랑스의 급진 공화파 대학생들이 1832년 파리에서 왕정 폐지를 요구하는 민중봉기를 일으켰다가 군대의 총칼 앞에 숨져간 역사적 사건을 담고 있기까지 하다.

수입·배급사 UPI코리아 염현정 부장은 “일본은 한국보다 시장이 훨씬 크다. 인구도 많고, 극장 수도 더 많다. 티켓 가격도 훨씬 높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영화 뿐만 아니라 많은 할리우드 영화가 일본을 한국 보다 우선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이번 월드 프로모션에서 한국을 가장 먼저 찾았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았으면 한다. 특히 매킨토시 경은 이번이 첫 내한이기도 했다”고 답했다.

‘레 미제라블’측의 일본 사랑과 달리 지금까지 흥행 성적은 한국에 못 미친다. 19일이 제18대 대통령 선거로 휴일이라 이날 세계 최초 개봉한 한국보다 이틀 늦은 21일 일본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15일 개봉한 만화영화 ‘원피스 필름 Z’(감독 나가미네 다쓰야)에 밀려 지난 주말 흥행성적 2위에 머물렀다. 한국 재난 액션 블록버스터 ‘타워’(감독 김지훈)와 멜로 ‘반창꼬’(감독 정기훈) 등이 ‘레 미레제라블’에 밀리고 있는 한국 상황과는 180도 다른 양상이다. 일본 최대 오픈마켓 라쿠텐이 집계한 ‘보고 싶은 영화’ 순위에서 ‘레 미제라블’은 2위다. ‘보고 좋았던 영화’ 순위에서는 5위에 머무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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