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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마지막 황녀 비운의 삶 오롯이…‘탄생 100년’ 덕혜옹주 유품 첫 공개

입력 : 2012-12-12 22:08:29 수정 : 2012-12-12 2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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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1월 27일까지
혼수품 등 100여점 특별전시
비운의 인생을 살다 간 조선의 마지막 옹주(翁主·후궁이 낳은 딸) 덕혜옹주(1912∼1989)의 유품이 최초로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덕혜옹주 탄생 100주년 및 환국 50주년을 기념해 내년 1월27일까지 덕혜옹주 특별전을 연다. 일본 문화학원복식박물관 소장품 53점과 규슈국립박물관 소장품 16점 등 유품 100여점이 전시된다. 

당의를 입은 덕혜옹주의 어린 시절 사진.
덕혜옹주는 고종 황제가 환갑에 얻은 외동딸로 어린 시절 황실뿐 아니라 국민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주권 잃은 나라 옹주의 앞길은 순탄치 못했다. 덕혜는 7살이던 1919년 고종에 의해 황실 시종 김황진의 조카 김장한과 약혼했지만, 일본의 식민정책에 따라 13세이던 1925년 강제로 일본 유학을 떠났다.

타국 생활을 하던 덕혜는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다 조발성치매 진단을 받았다.

19세에 일본인 백작과 정략결혼을 하고 딸 하나를 낳았으나 정신질환이 악화하여 병원에 입원했다. 설상가상 딸이 실종되고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선고받는다.

일본에 홀로 남은 덕혜옹주는 정치적 이유로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귀국을 거절당했다가 박정희 정부 때인 1962년 50세의 나이로 조국에 돌아왔다.

그리고 창경궁 낙선재와 연결되어 있던 수강재(壽康齋)에 칩거했다. 계속된 치료에도 병세가 나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1989년 4월21일 7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덕혜옹주가 일본으로 끌려가면서 가져간 조선왕실의 전통 복식과 장신구, 혼수품, 관련 기록물 등 그의 기구한 일생을 보여주는 유물들을 선보인다.

눈에 띄는 전시품은 덕혜옹주가 고난을 겪기 전 어린 시절 입었던 복식. 11∼13세 때 입은 것으로 보이는 연두색 당의(唐衣·저고리 위에 덧입는 여성용 예복으로 가슴과 양 어깨, 등에는 발가락이 다섯 개인 용 ‘오조룡보(五爪龍補)’가 수놓아져 있다)와 소녀시절의 다홍색 스란치마, 파란색 대란치마가 눈에 띈다. 치마 밑 부분에 꽃이나 글자 무늬의 금박으로 장식한 단을 스란단이라고 하는데, 스란단이 한 단이면 스란치마, 두 단이면 대란치마다.

덕혜옹주가 일본 쓰시마(對馬) 번주 가문의 소 다케유키(宗武志) 백작에게 시집갈 때 보낸 혼수품도 볼 수 있다. 붉은색 장롱인 주칠나전이층롱(朱漆螺鈿二層籠·규슈국립박물관 소장)은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것과 흡사하다. 주칠은 왕실에서만 쓰인 것으로 조선왕실에서 직접 제작 또는 구입해 일본으로 보낸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비단, 노리개, 은 신선로, 은 찻잔, 수저, 화장 용기, 경대와 화장용구, 덕혜옹주 부부가 영친왕비에게 쓴 엽서도 전시된다. (02)3701-7500

정아람 기자 arb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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