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발전은 수요에 맞춰 단시간 내 생산을 조정해 전력계통의 주파수와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사람으로 치면 맥박을 조절해주는 역할이다. 전력계통은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져야 고품질 전기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갑자기 수요가 증가하거나 발전소 정지로 공급이 줄면 비상수단이 필요한데 양수발전은 정지상태에서 최대출력에 도달하는 시간이 150초에 불과해 ‘3분 대기조’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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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강원도 양양군의 한국수력원자력 양수발전소 중앙제어실에서 한 직원이 컴퓨터와 계기판을 보며 발전계통의 이상 유무를 감독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
통상 한밤중 전력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때 양수발전은 에너지 저장장치로 변신한다. 윤 소장은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는 발전량을 줄이거나 정지 후 재가동하면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데다 시간도 많이 걸리는 탓에 이들 발전소를 계속 운전할 수 있도록 양수발전소에서 하부 댐의 물을 상부로 퍼올리면서 전력을 대규모로 소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날이 밝으면 이 물로 전력을 생산해 간접적으로 전기를 저장하는 것이다.
발전소 본관 1층 중앙제어실에는 직원 3명이 전자계기판과 작업 컴퓨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발전계통을 살폈다.
한 직원은 “토요일인데도 전략사정이 빡빡해 오전 8시부터 발전기 1대를 가동하고 있다”며 “이용률(발전 설비용량 대비 실제 발전량)은 8%를 조금 넘는 것이 정상인데 최근 들어 날마다 10%를 넘어 비상상태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그만큼 전력 피크에 대비해 발전량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이날 양양발전소를 시찰한 김균섭 한수원 사장은 “양수발전소가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한 마지막 해결 수단인 만큼 특히 고장 예방에 주력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양양=황계식 기자 cult@segye.c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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