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한 해 동안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던 수험생들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달콤한 시간이 도래했다. 결과에 대한 걱정과 후회는 잠시 접어두고 그동안 보고 싶었던 영화나 연극 등 각종 문화생활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극장가 역시 수험생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마케팅 전쟁이 치열하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은 수험표를 가지고 극장에 온 수험생들에게 티켓가격을 1000원에서 2000원을 할인해주는 등의 이벤트를 열고 있다. 수험생이 볼 만한 매력적인 국내외 영화 5편을 소개한다.
◆ 꽃중기, 수험생을 사로잡다 '늑대소년'
예상은 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영화 ‘늑대소년’(감독 조성희)의 인기가 개봉한 지 10일이 지난 현재까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수능시험이 열린 8일 역대 최고의 스코어를 기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수능 전날인 예비소집일과 수능일을 합쳐 이틀간 전국 63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최강자 자리를 지킨 것.
‘늑대소년’은 송중기 박보영 주연의 판타지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요즘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꽃중기’ 송중기가 늑대소년으로 분해 한국영화 사상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영화는 의문의 생명체 늑대소년(송중기 분)과 그를 세상에 첫발을 내딛게 한 소녀(박보영 분)의 거짓 없는 교감을 그린다.
배우들의 호연 외에도 탄탄한 스토리와 신예 조성희 감독의 감성 연출 등 ‘웰메이드 감성 멜로’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15세관람가. 상영 중.

◆ JYJ 김재중의 본격 스크린 데뷔작 '자칼이 온다'
남성 아이돌 그룹 JYJ의 멤버이자 배우인 김재중이 ‘자칼이 온다’(감독 배형준)로 본격적인 스크린 공략을 알렸다. 2009년 한일합작 영화 ‘천국의 우편배달부’ 이후 두 번째 스크린 주연작이다.
‘자칼이 온다’는 어설프지만 귀여운 여성킬러 봉민정(송지효 분)과 그의 함정에 걸려든 톱가수 최현(김재중 분)의 코믹 납치 해프닝을 그린다. 여기에 오달수, 한상진 등이 가세해 ‘파라다이스 호텔’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모여든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담았다.
한류스타 김재중의 제대로 망가지는 연기는 최고의 관전포인트. 이 영화는 국내 개봉 전 해외 6개국 선판매라는 쾌거를 올렸다. 15세관람가. 15일 개봉.
◆ 안녕, 트와일라잇 '브레이킹 던 Part2'
‘트와일라잇’으로 시작한 판타지 로맨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브레이킹 던 Part2’(감독 빌 콘돈) 역시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간 ‘불륜설’로 얼룩져버린 할리우드 커플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로버트 패틴슨이 대작 시리즈의 러브스토리를 어떻게 매듭지을지 또한 주 관심거리다.
‘브레이킹 던 Part2’는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와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딸 르네즈미를 둘러싸고 컬렌가와 볼투리가가 벌이는 최후의 전쟁을 담는다. 뱀파이어가 된 벨라, 딸 르네즈미의 새로운 등장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웅장한 스케일과 함께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늑대인간 퀼렛족과 전 세계 각지에서 모인 뱀파이어들이 총 동원돼 펼치는 설원 전쟁 장면은 놓쳐서는 안 될 최고의 장면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5세관람가. 15일 개봉.
◆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 다코타 패팅의 '나우 이즈 굿'
다코타 패닝이 암 선고 후 소녀에서 숙녀로 성장해가는 여주인공 테사로 분했다. 이제 17살밖에 되지 않은 테사는 4년째 백혈병 투병 중인 시한부 환자다. 그런 그녀에게도 어김없이 첫사랑이 찾아왔으니, 옆집 사는 훈남 아담(제레미 어바인)이다.
‘나우 이즈 굿’(감독 올 파커)는 단순한 멜로구도에서 벗어나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소녀의 여정으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아이 엠 샘’(2002)으로 전 세계인을 울렸던 8살 꼬마가 이제는 19세 숙녀로 성장해 “지금 이 순간이 최고”라는 단순하지만 명료한 진리를 전달한다.
‘워 호스’로 할리우드의 신성으로 떠오른 제레미 어바인, 배우 김수현의 이상형으로 국내에 더 잘 알려진 카야 스코델라리오 등이 가세해 패닝과 함께 멋진 연기 앙상블을 펼쳤다. 15세관람가. 현재 상영 중.

◆ SF판타지와 멜로의 조화 '업사이드 다운'
키얼스틴 던스트, 짐 스터게스 주연의 ‘업사이드 다운’(감독 후안 솔라나스)은 정 반대방향의 중력을 지닌 두 행성, 그 곳에 사는 두 남녀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다.
하부 세계의 아담(짐 스터게스)과 상부 세계의 에덴(커스틴 던스트)은 두 세계가 가장 가까이 맞닿은 비밀의 숲에서 우연히 만난 후 강한 이끌림을 느낀다. 비상한 두뇌를 지닌 아담은 자신의 세상을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우주불편의 법칙을 거스르고 상부 세계로 넘어갈 수 있는 특별한 물질을 개발한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한 시간. 아담과 에덴은 국경수비대의 추격을 따돌리고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비밀의 숲 기암절벽에 거꾸로 매달려 두 사람이 나누는 몽환적인 키스 장면은 최고의 명장면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오래 남을 듯하다. 12세관람가. 현재 상영 중.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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