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가 중형차 말리부에 신형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하며 성능을 개선했다. 지난 9월 출시한 2013년형 말리부를 내놓으면서부터다. 그동안 쉐보레는 보령공장에서 생산하는 6단 자동변속기를 둘러싼 잡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동호회를 중심으로 ‘직결감이 떨어진다’, ‘변속 충격이 심하다’는 등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마침 변속기가 새롭게 변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쉐보레 말리부를 시승했다. 신형 6단 자동변속기가 궁금해서다.
쉐보레 말리부는 뛰어난 안전성과 무난한 성능을 가졌다. 지난 7월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신차 안전도 평가(KNCAP)’에서 승용차, 레저용 차 가운데 총점 56점 가운데 최고 점수인 55.3점을 기록해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충돌시험 분야에서는 정면, 측면 등 모든 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변속기 문제와 141마력에 그치는 엔진출력이 아쉬움을 남았다. 경쟁 차종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 쏘나타의 172마력에 비해서는 낮은 수치였기 때문이다. 또, 이 수치마저도 변속기를 거치면서 휠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는 불만도 있었다.
▲ 놀랍게 달라진 직결감, 신형 변속기의 성과
시승을 시작하고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변화는 느껴졌다. 차의 토크가 고스란히 휠로 전달되는 느낌이다. 기존 변속기에서 나왔던 엔진 회전수는 올라가는데 차는 달리지 않는다는 단점이 사라졌다. 6단까지 변속 되며 시속 100㎞/h까지 올라가는 동안 차는 부드럽게 달려나갔다. 시속 100㎞/h에서는 2,000rpm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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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의 신형 6단 자동변속기 GEN-2 |
쉐보레의 자료에 따르면 변속 타이밍은 최대 40%까지 빨라졌고 충격도 줄어들었다. 또 전자식 솔레노이드와 전자제어시스템의 개선으로 연비를 1.7% 향상시켰고 고속주행에서는 수동변속기보다 오히려 연비가 좋다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응답성이다. 그간 문제로 지적된 점이기도 하다. 클러치의 개선으로 47%에 이르는 응답성을 개선했다. 따라서 가속이 빠르고 반응이 즉각적이어서 운전자가 체감하는 성능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 꼼꼼하고 편리한 실내와 부드러운 승차감
쉐보레 말리부를 타면서 가장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꼼꼼한 포켓들이다. 재질의 고급스러움을 따지기 전에 구성이 잘 갖춰졌다. 중앙의 내비게이션을 열면 안쪽으로 깊숙한 공간이 열린다. 작은 소품들을 넣어놓기 좋다. 또 변속기 좌우에는 휴대폰이나 지갑 등을 놓기 좋은 공간이 마련됐다. 이외에도 선글라스 포켓, 스티어링휠 왼쪽 포켓 등 작은 공간에도 활용성을 높였다.
내비게이션과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터치 방식을 적용하며 최신 유행을 따라가고 있다. 포드와 쉐보레를 비롯한 미국차들이 추구하는 터치 방식을 채용했다. 장갑을 끼고 운전할 경우 불편하기도 하지만 다양한 기능을 적용하기 편리하다.
승차감도 개선됐다. 서스펜션의 튜닝이 아닌 변속기의 특성 때문이다. 변속 충격이 사라지니 부드러운 달리기가 가능하다. 여기에 묵직한 말리부의 특성이 더해졌다. 엉덩이는 부드럽고 허벅지가 닿는 부분은 단단하게 만든 시트도 승차감 개선에 일조했다.






▲ 2379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 옵션 선택 폭 좁아
2.0ℓ 가솔린 엔진의 쉐보레 말리부는 2379만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서 5가지 트림을 선택할 수 있고 작은 옵션들을 추가할 수 있다. 자동변속기를 비롯한 어지간한 옵션들은 기본으로 장착됐다.
경쟁 차종의 경우는 수동변속기를 내놔 2003만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자동변속기를 추가하면 2170만원으로 올라간다. 이외에도 총 8개의 트림을 가졌다. 옵션 선택의 여유가 많다.
또 다른 경쟁차의 경우도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기본 가격도 2155만원이면 충분하다. 세부적인 옵션의 차이는 있지만 소비자가 결정적으로 고려하게 되는 가격에서는 말리부가 아쉬움을 준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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