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매머드급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 유치에 성공함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위상은 한층 높아지게 됐다. 국제기구 인력의 상주와 국제회의 개최로 상당한 경제적 이익도 기대된다. 개발이 지지부진했던 송도는 국제도시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는 GCF 유치로 ‘국제기구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게 됐다. 중량급 국제기구를 국내로 가져옴에 따라 국제기구 유치경쟁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향후 국제기구 유치 작업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국제기구 유치 실적은 초라하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가 유치한 기구는 2010년 기준 27개다. 20개국 160명가량이 근무하는 국제백신연구소(IVI) 외에 대부분은 초미니 사무소다.
유엔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있는 미국(3646개)의 140분의 1밖에 되지 않고, 개발도상국인 태국(133개)에 비해서도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2006년 기준 세계국제기구는 5만8859개에 이른다. 이 중 국제기구 본부는 2만1000개 안팎이다.
GCF 유치는 한국 주도로 이번주 국제기구로 공식 출범하는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GGGI), 녹색기술 연구와 국제적인 전파를 담당할 녹색기술센터(GTC-K)와 함께 ‘녹색 트라이앵글’을 달성하게 됐다는 의미도 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한 재정과 금융 중심지로 도약해 ‘녹색성장’ 선두국 지위를 인정받은 셈이다.
정부는 GCF 유치를 본격적인 국제기구 유치국 반열에 오르는 발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다른 국제기구를 유치할 때 ‘실적’으로 내세울 수 있도록 내년 송도에 입주할 GCF를 성공 모델로 키울 계획이다.
◆“경제효과 연간 3800억원”… 송도 국제도시로
이번 유치는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 강화로 이어진다. 한국이 지구촌 화두인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의 본산이라는 상징적인 성과도 거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치에 따른 파급효과는 작지 않다.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비롯한 대규모 국제회의나 올림픽·월드컵 유치로 거두는 성과가 단기적인 데 비해 국제기구의 경우는 항구적이다.
GCF 직원은 적어도 500명, 많게는 1000명 정도까지 늘 것으로 보인다. GCF 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는 출장자도 매년 수천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들이 먹고 자는 데 쓰는 돈이 적지 않다. 주재원 한 명이 지역고용을 한명 늘린다는 분석이 있는 만큼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제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 관련 서비스산업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주재원 500명을 기준으로 연간 3800여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인천 지역경제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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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왼쪽 세번째)이 20일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가 확정된 직후 인천 송도 컨벤시아 기자회견장을 찾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덕수 무역협회장,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이 대통령, 송영길 인천시장. 청와대사진기자단 |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경제적인 효과는 초대형 글로벌 기업 하나가 우리나라에 새로 들어온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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