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에서 목격 신고… 경찰 추격하자 산으로 도주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 탈주범이 11시간 이상 경찰서 주변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데다 추적하던 탈주범을 코앞에서 놓치면서 경찰의 허술한 대응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탈주범 최갑복(50)씨는 경찰의 추적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 17일 오후 4시30분에서 오후 11시 사이 대구 동구 신서동 김모(53)씨 집에 들어가 김씨의 승용차 열쇠와 지갑을 훔쳐 김씨의 흰색 EF쏘나타 승용차를 몰고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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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피의자 최갑복씨가 17일 새벽 경찰관들의 감시 소홀을 틈 타 달아난 가로 45㎝, 세로 15㎝ 크기의 유치장 배식구(사진 위 표시). 대구 동부경찰서가 지명수배한 최씨 사진. 대구=연합뉴스 |
경찰은 이날 오후 11시8분쯤 최씨로 보이는 검은 정장차림의 사람이 경북 청도군 청도읍 원정리의 한 편의점에 나타나 담배와 김밥을 구입해 흰색 EF쏘나타 승용차를 타고 갔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청도경찰서 중앙파출소 순찰차가 출동해 오후 11시23분쯤 청도읍 신도리 모 주유소 앞에서 용의차량을 발견하고 5㎞가량 추격했으나 최씨는 오후 11시27분쯤 청도읍 초현리 한재경찰초소 200여m 앞 식당 주차장에 훔친 승용차를 버리고 인근 산으로 도주했다.

경찰의 허술한 대응과 근무태만은 이뿐 아니다. 최씨가 탈출할 당시 유치장을 지키던 경찰관 2명 중 1명은 졸고 있었고, 또 다른 1명은 자리를 비운 채 면회실에서 컴퓨터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서를 탈출한 직후 인근 학교 폐쇄회로(CC)TV에 찍힌 최씨는 상의를 오른팔에 걸친 채 맨발이었으며 상의를 벗어 알몸이지만 온몸에 샴푸를 발라 마치 상의를 입은 것처럼 보였다.
경찰은 최씨가 가로 45㎝, 세로 15㎝ 크기의 배식구를 통해 탈주함에 따라 연말까지 유치장 표준모형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경찰은 최씨에게 신고 포상금 300만원을 내거는 한편 동부경찰서 서상훈 서장을 지휘책임을 물어 이날자로 대기발령하고 후임에 경북경찰청 경비교통과장 이상탁 총경을 임명했다.
대구=문종규 기자 mjk20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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