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끈한 日 “공식 항의”

MB ‘日王 사과요구’에 반발
정치인들도 “예의 없다” 비판

일본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단단히 뿔났다. 일본 정부는 이 대통령이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발언한 것에 공식 항의했고, 정치인들도 “예의 없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상은 15일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 매우 유감이다”며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항의했다고 밝혔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이날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이고, 유감스럽다”고 불괘감을 표시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르면 이번주 중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겐바 외상은 독도 문제 제소와 관련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상응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치인들의 비판도 잇따랐다.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마쓰바라 진 공안위원장은 “예의를 잃은 발언으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 방문을 포함해 일국의 최고지도자로서 적절한 행동이 아니다”고 이 대통령을 비난했다.

친한 성향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는 “이 대통령은 일본을 이해하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매우 놀랐다”며 “한일 관계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HK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이후 발언을 연일 밤 9시 톱 뉴스로 보도하는 등 일본 언론도 이 대통령의 강경 행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있다.

도쿄=김용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