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10여개 업체와 물밑접촉 … 지역주민들 반발

1일 한국관광공사 서남지사에 따르면 해남군 화원면 주광리·화봉리 일대 507만3425㎡에 1994년부터 올해까지 1조1809억원을 들여 오시아노 관광단지가 조성 중이다. 관광단지에는 공공시설과 호텔·콘도미니엄, 해수타운, 골프장, 해수욕장 등 국내외 관광객들의 장기체류형 관광시설이 들어선다. ‘오시아노(Oceano)’는 해양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서남해안 지역의 특성을 살려 바다를 연상케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시아노관광단지 조성 사업은 3개 부분으로 나눠 국토해양부·전남도·해남군이 단지 진입도로와 상수도 등 지원시설을, 관광공사는 토지매입과 기반시설공사를 각각 맡았다. 숙박과 상가, 운동오락시설 등은 민자유치로 해결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까지 투자실적을 보면 관광공사 직영시설은 당초 투자계획된 2444억8600만원 가운데 토지매입과 토목, 조경, 골프장 조성에 2216억4600만원(90.7%)이 투자돼 마무리 단계다. 하지만 지원시설과 민자시설의 투자실적은 각각 25.6%와 6.4%로 저조한 편이다. 민자시설은 지난해 11월 골프장 18홀만 완공하고, 숙박·상가·휴양시설의 투자유치 실적은 전무하다.
1994년 관광단지 조성계획 승인을 받은 지 13년 동안 기반시설만 닦고 호텔과 휴양시설 등 핵심시설은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더욱이 2009년 정부가 ‘공사 선진화 방안’ 일환으로 수익이 되지 않는 자산에 대한 매각 방침을 밝힘에 따라 더 이상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관광공사는 해당 관광단지 시설에 대해 매각 방침을 세우고 매입자를 찾고 있다. 관광공사는 2009년부터 관광단지의 부분이 아닌 전체를 매각하는 원칙을 세우고 투자자 유치 설명회를 하고 있다.
투자유치 설명회 결과 중국 해남항공그룹과 상하이신창투자관리유한공사, 이랜드 그룹 등 국내외 10여개 업체가 관심을 갖고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시아노 관광단지가 중국과 직선으로 최단 거리인 데다 저렴한 가격에 중국 휴양촌을 만들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중국 공기업이 투자에 적극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매각 방침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관광단지 조성을 위해 이 지역에 살던 주민(103가구)들은 삶의 터전을 떠나 화원청용 이주단지 등으로 이주해야 했다. 이들은 “관광공사가 지난 10년간 터만 닦고 투자하지 않아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며 “관광단지가 조성되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제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고 허탈해했다.
이에 대해 관광공사 서남지사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따라 현재 상태에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며 “민자 유치가 어려운 데다 본사에서 더 이상 투자를 못하게 해 관리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해남=류송중·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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