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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입력 : 2012-07-25 18:31:17 수정 : 2012-07-25 23: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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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통영 초등생 장례식
유족·친구들 ‘눈물의 배웅’
“아름아! 나쁜 사람 없는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살아라.”

등굣길 실종 일주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경남 통영 초등학생 한아름(10)양의 장례식이 25일 오전 통영시 서호동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장례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학교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아름이 책상앞에 선 아버지와 오빠… 다시는 이런일 없기를 실종 일주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한아름(10)양의 장례식이 열린 25일, 한양의 아버지와 오빠가 통영시 산양읍 학교를 찾아 한양이 공부하던 책상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통영=연합뉴스
아름이 아버지 한광운(58)씨는 “아름아! 나중에 아빠가 하늘나라에 가 볼게. 잘 있어라”라며 딸이 잠든 관을 어루만지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아름이를 어릴 때부터 보살펴 온 오빠(20)도 동생의 관을 어루만지며 좀 더 보살피지 못한 죄책감에 어깨를 들썩였다.

한씨의 손에는 딸이 평소 소중히 간직했던 예쁜 그림이 그려진 사진첩이 꼭 쥐어져 있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사진첩에는 아름이가 놀이기구를 타며 즐겁게 웃는 모습과 아버지와 강원도에서 찍은 사진, 갓난아기 때 오빠에게 안겨 있는 모습 등 20여장의 사진이 꽃혀 있어 주위사람들의 슬픔을 더하게 했다.

장례식에 참석한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은 “미국은 성범죄자들에게 몇백년을 선고하는데 우리나라도 그렇게 하도록 관계장관회의 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름이 아버지는 “아름이를 마지막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에서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발인을 마친 아름이의 운구행렬은 산양읍 신전리 아름이의 집에 도착했다. 아름이의 아버지와 오빠는 영정을 든 채 집을 한 바퀴 돌고 아름이 방과 안방을 돈 뒤 학교로 향했다. 학교 운동장에는 선생님들과 방학 중인 학생 수십명이 등교해 아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학생들은 운구행렬이 교문을 지나 운동장으로 들어서자 참았던 울음보를 터트렸다.

아름이의 오빠와 아버지는 영정을 들고 4학년 교실에 들렀다. 아름이 아버지는 아름이의 책상을 어루만지며 “여기에 앉아 있어야 했는데…”라며 통곡했다. 이어 운구행렬은 통영시 추모공원으로 향했고 아름이의 시신은 화장로 속으로 사라졌다. 유족들은 아름이의 유골을 경북 포항의 한 사찰에 봉안할 계획이다. 경찰은 오는 26일 구속된 아름이 살해범 김점덕(44)의 집을 중심으로 현장검증을 할 예정이다.

통영=안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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