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상가 등 비즈니스 호텔로
“기준 미달 호텔 양산” 우려도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아 서울 시내에 비즈니스호텔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특히 높은 땅값 탓에 숙박업과는 거리가 멀었던 명동 일대가 빠르게 호텔 타운으로 변신하고 있다. 또 세계적 호텔체인에 이어 국내 특급호텔도 비즈니스 호텔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로얄호텔과 세종호텔 등 일부 관광호텔이 자리 잡은 서울의 ‘금싸라기 땅’ 명동 일대가 호텔가로 변신하고 있다. 한류 열풍과 함께 명동을 찾는 외국인이 늘면서 이비스앰배서더명동, 사보이호텔, 메트로호텔 등 중저가의 비즈니스 호텔들이 골목 안까지 침투하고 있다.
명동의 대표적인 쇼핑몰 밀리오레는 현재 1∼2층만을 상가로 남겨두고 3∼17층까지 비즈니스 호텔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4월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9월쯤 619실의 비즈니스 호텔 ‘르와지르 명동’으로 오픈한다.
올 하반기에는 토종 비즈니스호텔 체인인 호텔스카이파크가 명동센트럴빌딩에 4호점을 낼 계획이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는 “밀려드는 외국 관광객들로 호텔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되자 그동안 공실률로 골머리를 앓던 상가나 오피스건물 주인들이 중저가의 비즈니스 호텔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유명 호텔 체인도 국내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프랑스계 아코르 앰배서더 호텔 매니지먼트는 지난 3월 ‘머큐어 앰배서더 강남’을 오픈했다. 강남 파이낸스 빌딩 맞은편 역삼역 도보 1분거리에 지하 7층 지상 21층, 288실 규모로 들어섰다. ‘머큐어’는 아코르 앰배서더가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비규격화 콘셉트의 중고가 호텔 브랜드다. 호텔 체인업체인 힐튼 월드와이드는 특1급 ‘호텔콘래드 서울’을 11월 12일 여의도에 개장한다. 호텔업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자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관광객들의 쉼터를 늘리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자칫 섣부른 규제 완화가 오히려 기준 미달의 호텔을 대거 양산해 관광객들의 불편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래관광객은 전년대비 11.3% 증가한 979만명을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 3년간 해마다 두 자릿수씩 늘고 있으며 올해는 1100만명이 한국을 찾을 전망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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