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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다이아몬드 주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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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6-03 20:59:23 수정 : 2012-06-03 20: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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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75주년을 기념해 여는 잔치가 ‘다이아몬드 주빌리(祭)’이다. 미국인들은 결혼한 지 75주년이 될 때 다이아몬드 주빌리를 한다. 실버 주빌리(25년), 골든 주빌리(50년), 플래티넘 주빌리(70년) 다음이다.

영국에서는 6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에 다이아몬드 주빌리를 붙인다. 여왕 때문이다. 빅토리아 여왕은 9명의 자녀와 34명의 손주를 두었다. 이들이 유럽의 귀족들과 결혼해 혼맥을 형성하자 빅토리아는 ‘유럽의 할머니’로 불렸다. 남편이 서거한 뒤 시름에 잠겨 공식활동을 접었다.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심각한 동요가 일었다. 이를 잠재우기 위한 이벤트가 필요했다.

여왕은 즉위 6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축하 행사를 벌였다. 15년이나 앞당겨 1897년 다이아몬드 주빌리를 열었다. 이 행사를 기점으로 여왕은 인기를 회복했다. 산업 문화 정치 과학 군사적 발전이 이룩됐다. 제국주의 정책에 의한 식민지 통치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이른바 빅토리아 시대가 정점에 다다랐다. 다이아몬드 주빌리는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자리매김됐다.

동양에서도 60주년 행사는 의미가 깊다. 만 60세 생일은 회갑(回甲)이다. 회혼(回婚)식은 60년을 함께 산 부부가 하는 기념식이다. 간지(干支)에서 60년 만에 같은 이름을 가진 해가 되돌아왔다는 뜻에서 회(回)를 붙였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즉위 60주년을 맞아 영국이 들썩이고 있다. 2일부터 나흘간 다이아몬드 주빌리가 치러진다. 템스강에서는 1000여척의 선단이 퍼레이드를 했다. 비틀스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를 비롯해 엘튼 존, 톰 존스 등 왕년의 가수들이 등장하는 콘서트도 연다. 빅토리아 여왕 이후 115년 만이다. 영국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경기 회복을 꾀하고 있다. 소매특수를 노리는 것이다. 8억2300만파운드(약 1조5000억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윌리엄 왕세손의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른 여왕은 할머니처럼 인기를 회복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한용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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