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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인터뷰] 조여정 "가장 예쁜 노출, ‘후궁’ 조은지와 목욕신”

입력 : 2012-06-04 09:56:28 수정 : 2012-06-04 09: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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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정은 춘향이었다. 겁 없이 사랑에 빠져 두 남자를 조종하고 예쁜 얼굴과 요염한 몸매를 신분상승의 욕망에 적절히 이용할 줄 아는 봄꽃 같은 소녀가 바로 춘향이었다.

다시 한복을 입고 스크린으로 발걸음한 조여정은 ‘후궁’이다. 농염하지만 처연하고 오직 살기 위해 아름다움과 사랑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구중궁궐의 슬픈 여인이 바로 화연이다.

그리고 기자와 마주 앉은 이는 조여정이었다. 그는 제작단계부터 파격적인 노출과 격정적인 정사 연기가 화두였던 영화 ‘후궁: 제왕의 첩’(감독 김대승)에 대해 여배우의 몸을 넘어 한복의 아름다움을 전했고, 남자배우들과의 베드신보다 여배우들의 목욕신을 말했다.

◆ ‘팜므파탈’ 춘향보다 따뜻한 ‘경국지색’ 화연

‘후궁’은 조여정의 변신에 따라 총 3부분으로 나뉜다. 사랑하는 남자 권유(김민준 분)의 연인으로서의 화연, 궁궐에서 선왕을 잃고 위협에 시달리는 비련의 여인, 아들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진 강인한 모후. 조여정은 화연의 변화를 보고 도전의 욕망을 느꼈다.

“화연은 환경에 의해 변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반영해요. 어떤 부분에서는 팜므파탈이지만 화연은 왜 여인의 치명적인 매력을 이용하게 됐을까요? 그 이유를 제가 직접 그려보고 싶었죠. 하지만 어려웠어요. 누군가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인 화연은 제가 겪어보지 못한 감정들로 범람하는 인물이었으니까요.”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화연은 결국 왕실에 위협을 가한 경국지색(傾國之色)이다. 이 말에 조여정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두 남자를 조종하는 팜므파탈이라는 점에서 화연은 춘향의 연장선상이다. 이 말에 조여정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보는 관객들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화연은 연인이라기보다 엄마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화연은 권유에게 엄마 같은 연인이죠. 날뛰는 짐승남을 따뜻한 말, 다정한 손길로 진정시키잖아요. 또 성원대군(김동욱 분)도 화연의 그런 부분에 반하게 돼요. 그래서 마지막 베드신에서 마치 아이처럼 화연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는 거죠.”

◆ 여인의 벗은 몸보다 아름다운 한복

조여정은 ‘후궁’에서 자신의 몸매보다 한복이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연달아 사극 영화에 임한 조여정은 ‘방자전’ 때부터 이미 한복의 매력에 푹 빠진 상태였다. 그는 “관객들에게 극중 한복을 조금 더 자세하게 보이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방자전’ 속 춘향이의 한복은 정말 꽃처럼 예뻤죠. ‘후궁’의 한복은 가까이서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웅장하고 아름다웠어요. 옷감의 결, 장식된 비즈, 겉옷에 가려 보일 수 없었던 솟옷까지 얼마나 고운지 몰라요. 옷이 날개라고, ‘후궁’의 의상을 입으면 제가 정말 궁중 여인이 된 것처럼 자세를 잡을 수 있었어요.”(웃음)

사극 장르에도 불구하고 ‘후궁’은 김대승 감독의 의도에 따라 정확한 시대상을 그리지 않았다. 극중 한복은 조선의 단아함을 넘어 고려의 기상과 신라의 화려함을 모두 포착했다. 고려 말과 조선 초 사이 시대적 격변기에서 오는 혼란과 공백을 의상에 반영한 ‘후궁’은 ‘조선 초기쯤이 시대적 배경이 아닐까’하는 짐작만을 남기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한복은 선왕의 상을 치르는 중에 입었던 상복이었어요. 현장에서 남자배우들도 가장 좋아했고요. 이경영 선배와 박철민 선배는 제가 상복을 입을 때마다 ‘이 옷 참 예쁘다’고 하셨는걸요.(웃음) 뻣뻣한 재질의 하얀 옷이지만 여인의 단아함과 중전의 위엄을 잘 살린 의상이고 생각해요.”

◆ 남자와의 정사보다 예쁜 여배우들의 목욕

‘후궁’에서 조여정은 총 3명과 요염한 노출 연기를 펼친다. 연인 권유 역의 김민준, 가질 수 없는 화연을 품고 싶은 성원대군 김동욱 등 두 남자와 베드신을 펼친 조여정은 몸종이자 또 다른 후궁이 되는 금옥 역의 여배우 조은지와의 함께 목욕하는 장면까지 소화했다.

“‘후궁’에서 가장 예쁜 노출 장면은 조은지와의 목욕신이 아닐까요? 금옥이 화연의 옷을 벗기고 물에 씻기는 장면이죠. 저와 조은지는 동갑내기 친구라 재미있게 촬영했는데 화면애서도 저희 둘이 아주 잘 어울리더라고요.(웃음) 꼭 화연과 금옥 사이에도 어떤 스토리가 있는 것 같고 장면도 예쁘게 잘 나와서 마음에 꼭 들었어요.”

‘후궁’을 통해 사랑에 미치고 권력을 탐하는 인간군상을 선보인 조여정은 현재 여배우를 탐하고 일에 미쳐있는 상태다. “만만하고 잘하는 것은 이제 재미없다”는 조여정은 “그래서 새롭고 두려운 일에 자꾸 도전할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지금은 일이 가장 재미있어요. 늘 잘 해내고 싶죠.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들인다는 것은 늘 두렵고 대중적인 반응도 걱정되는 일이에요. 하지만 재미있어요. 조여정의 사랑은, 잘 모르겠어요.(웃음) 과거에는 일보다 사랑에 더 집중한 적도 물론 있지만 지금은 제 일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박민경 기자 minkyung@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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