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수찬의 톡톡 무릎 건강] 비수술치료법·연골이식술

입력 : 2012-05-20 18:02:06 수정 : 2012-05-20 18:02:06

인쇄 메일 url 공유 - +

비수술치료법·연골이식술은 관절염이 심한 경우 불가능
환자 고려한 맞춤치료가 최선
서영희(가명)씨는 58년 인생 중 50년 가까이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왔다. 처음 나를 찾아왔을 때 그녀의 모습은 깔끔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고달프고 팍팍한 일상이 묻어나 보였다. 심한 통증을 호소했던 터라 검사 결과 내 짐작대로 관절 속이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진단 결과를 말해주자 그녀는 혼잣말처럼 “50년을 이 집 저 집 드난살이로 살았는데 무릎이 성하면 그게 이상하죠”라고 했다. 생활력이 없는 부친 때문에 서씨를 비롯한 5남매는 열 살이 되기 전부터 뿔뿔이 흩어져 생활 일선으로 나섰다고 한다. 그녀의 얘기를 듣고 있자니 다소 젊은 나이에 무릎관절이 심하게 망가진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얘기를 꺼내자 그녀는 불쑥 “요즘 수술하지 않고도 많이 치료한다면서요. 연골을 이식하는 수술도 있다고 하고, 제 나이가 아직 젊어서 그렇게 하는 게 낫다고 하던걸요”라고 말을 꺼냈다. 간혹 환자들 가운데 서씨처럼 다른 병원에서는 내 진단과 다른 진단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순간 나는 좀 난감해진다. 내가 과잉 진료를 요구하는 의사처럼 비치는 것은 아닌지, 또는 내가 무엇인가를 놓친 것은 아닌지 잠시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다. 그런 순간이 되면 어떤 치료법을 선택할 것인지 환자에게 모든 결정을 맡길 수밖에 없다.

그녀에게 “본인이 원하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자 잠시 눈빛이 흔들리더니 “원장님 저 진료해주기 싫으세요”라고 되물었다. “관절분야에서는 명의라는 얘기를 듣고, 적금을 깨서 원장님께 진료받고 싶어서 왔는데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으라는 식으로 얘기하니 서운하고 서럽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내 뜻을 오해한 부분이 있어 난감하기도 했지만 다시 내 검사소견으로는 비수술치료나 연골이식술로는 해결되지 않으며, 그렇게 치료할 경우 나중에 다시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설명해 주었다. 나의 설명을 들은 그녀는 “원장님께서 그렇게 확고히 말씀하시니 수술받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서씨는 내게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고,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가끔 관절염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주사 등 비수술치료법이나 연골이식술을 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병원에서 그와 같은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골이 완전히 손상된 것은 물론 무릎관절뼈 부분에도 손상 소견이 보이는 등 이미 관절염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시술을 해도 통증이 나아지거나 관절염이 낫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연골이식술은 관절 안쪽이 깨끗하고 관절 내에 염증이 없는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는 수술로 반월상연골판이나 뼈 연골이 손상된 모든 환자가 이식수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술이든, 비수술 치료든 환자의 현재 상태에 맞는 최선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치료법이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관절의 상태에 따라 비수술치료와 연골이식, 인공관절 수술 등 본인에게 맞는 맞춤 치료를 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뽀블리의 미소'
  • 박보영 '뽀블리의 미소'
  • [포토] 고윤정 '반가운 손인사'
  • 임지연 '매력적인 미소'
  • 손예진 '해맑은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