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사람에 하는 것 처럼 부하 챙기고 모범생형 보다는 대가 센 후배 둬라
유능하지 못한 상사는 인사를 매개로 부하 직원들을 부리곤 한다. 한 자리를 두고도, 여러 직원에게 같은 자리에 대한 약속을 남발한다. 결국 직원들은 물론 조직에도 손해를 끼치게 된다. 능력과 제대로 된 리더십이 아닌 다른 도구를 이용해 부하 직원과 소통하려고 해 생기는 현상이다. 그런 점에서 원칙 없이 부하에게 큰소리만 치는 상사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부하 직원의 눈치만 보는 상사도 비슷하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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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전 작가는 전쟁터로 비유되는 게 직장이지만, 치열하게 난타를 주고받다가도 승패가 갈리면 상대의 어깨를 끌어안고 다독여주는 인간적인 전쟁터라고 설명한다. |
여러 조언 중에서도 부하 직원을 상대하는 법에 주목했다. 그에 따르면, 성공을 바라는 직장인이라면 상사에게 잘하는 것 이상으로 아랫사람에게 잘해야 한다. 김 작가는 “부하는 성공을 위한 텃밭”이라며 “유순한 부하보다는 대가 센 후배를 두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대가 센 부하를 키워야 하는 이유는 그런 부하일수록 고분고분한 부하보다 발전 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모범생 같거나, 우유부단한 부하는 정답만 생각하기 때문에 시키는 일은 잘하는데, 의외로 새로운 아이디어는 잘 내놓지를 못해요.”
상사가 잘난 후배를 시기해서는 안 된다. 일부 분야에서 자신보다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후배를 기꺼이 받아들일 때 상사의 능력과 기회는 배가된다. 그러면서 김 작가는 “선배라면 눈치를 보기보다,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혼내면서 후배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직장 생활 중에도 늘 염려하고 주의해야 할 점은 많다. 중소기업일수록 자식과 친·인척을 챙기는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진리가 실현되는 장소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언제 버림받을지 모르니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 작가 자신도 50살을 앞둔 어느 날 “이유도 영문도 모르고” 퇴직자 신세가 되고 말았다. 절망했지만 귀농 강좌에 등록하고, 전국 농촌을 답사했다. 그러다가 퇴직 3년차에 충북 진천에서 논 4000평을 임대해 농사를 짓기로 결심했다. “한 평에 1만원의 소득을 남기면 훌륭한 농부”라는 농사 선배들의 말을 되새기며, 논을 지켰다.
“농사짓는 분들에게는 죄송한 마음이지만, 해뜨면 들에 나가고 해지면 집으로 들어오는 생활을 했지요. 용기도 났고요. 1500만원 수익을 올려, 1000만원을 아내에게 주겠다며 약속까지 했는데…. 노동에 대한 가치는 고사하고, 250만원 손해를 보고 말았지요.”
‘훌륭한 농부’가 되지 못한 김 작가는 아내와 말다툼하는 일도 늘었다. 당시는 몰랐지만, 그가 뒤늦게 자각한 것들도 있다. 가족 구성원들의 상처도 자신과 비교해 덜하지 않다는 점이다. 직장인들은 퇴직하면 자신만 피해자로 여기는데, 아내와 자식이 받는 충격도 그에 못지않다. 입시 앞둔 고3 수험생 보듯, 가족 구성원들이 가장에게 조심한다. 집안 자체가 살얼음판이라는 이야기다. 경제적인 상처는 그에 못지않다. 기대 수준을 낮추고, 주눅 들게 된다.
그러기에 상처를 보듬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 이후에도 농촌에 정착하려는 노력을 계속했다. 전남 곡성의 어느 마을의 이장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곡성의 작은 마을인 두계리였다. 이장이 이주를 원하는 도시 사람을 면접하는 자리였다. 이장과 전입을 원하는 전직 기업체 이사의 대화는 이랬다.
“잘하는 것, 우리 마을에 이주해서 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을 말해보세요.”
“기업체의 이사로서, 기획·재무·영업 등을 다 해 봐서 마을 주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짧게 어색한 침묵이 흐른 뒤, 이장의 물음이 이어졌다.
“그런 경력 가진 분들은 차고 넘칩니다. 마을 주민에게 기여를 하려면 이를테면, 악기를 잘 만지고, 수지침을 놓고,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어 마을의 복지 수준을 높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에는 짧은 침묵 대신에 긴 한숨이 나왔다. 당연히 전입을 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강원도 화천의 어느 마을에서 사무장으로 1년 모자라게 일하게 됐다. 그게 인연이 돼 이웃 마을에 정착하게 됐고, 살풀이하듯 밤마다 글을 썼다. 반딧불이와 하늘이 명확하게 보이는 시골 마을에서, 직장인들의 생채기 난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50대가 되기 전에 실직한 게 오히려 고마운 경험으로 작용했다. 사람들, 특히 직장인이라는 보통명사로 이 땅을 살아가는 이들은 살 떨리는 경쟁구조에 놓여 있다. 진정한 이유도 모른 채, 성공을 꿈꾸고, 성공에 이르는 방법을 찾기 위해 나선다. 김 작가는 “무엇(What)과 어떤 방법(How)은 왜(Why)의 가치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왜 하는지를 알아야, 직장 생활의 보람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직장 상사라면 후배 직원에게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리더십을 펼쳐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이를 ‘와이 리더십’(Y Leadership)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런 속깊은 조언을 이번에 펴낸 신간 ‘직장신공’(해냄)에 담았다.
그는 이 책에서 “무엇인가를 이루지 못해서, 진급하지 못해서 회사 그만두겠다는 사람은 무엇인가 착각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과장 진급 못 했다고 직장 그만둔다고 하면, 사표 내라고 조언하지요. 대신에 당신이 과장 진급한 뒤에, 능력과 의미를 보여준 뒤에 하라고 하지요. 왜냐고요? 그렇게 하는 게 다음에 찾게 될 직장에서 당신의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요.”
글·사진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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