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배 “모두 내돈 받아” 발언… 당시 국감 “5000억 특혜” 제기
朴시장 “사업과정 내부 조사”… 관련 위원 명단공개도 검토

서울시에 따르면 파이시티가 2004년 서초구에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의 시설용도 변경을 신청하자, 시는 결정을 유보하다가 2005년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용도변경 신청에 대해 자문했다. 이후 파이시티가 2006년 4월에 제출한 수정안을 받아들여 같은 해 5월11일 전체 연면적 77만5000㎡에 대규모 점포와 창고, 터미널을 허용하는 ‘도시계획 세부시설 변경 결정’을 고시했다.
파이시티 사업 관련 안건이 상정된 2005년 11월24일 서울시 도시계획위 회의록에는 담당 부서인 도시계획국이 화물터미널에 대규모 점포를 들이는 것은 ‘경미한 사항’이라며 도시계획위 심의·의결 안건이 아닌 자문 안건으로 올렸다. 하지만 당시 일부 도시계획위원은 교통난 심화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이 사업은 오세훈 시장 시절인 2008년 8월 오피스텔 등 업무시설 비율을 20% 이하로 낮추도록 한 뒤 두 차례 재심을 거쳐 같은 해 10월 건축심의위원회에서 건축허가 결론이 났다. 서초구는 2009년 11월 건축을 허가했다.
인허가 과정에서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는 서울시 공무원들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인 상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주변에 “서울시 공무원치고 내 돈 안 받은 사람이 없다”고 말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화물터미널이 복합유통단지로 용도가 변경된 것은 파이시티가 처음이며, 파이시티가 당시 일부 시의원에게 로비를 했다는 소문도 있다고 밝혀 특혜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파이시티 양재동 화물터미널 개발 사업의 핵심은 2006년 5월에 고시된 용도지역 변경”이라며 “이 때문에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로비가 이뤄졌다면 이 시기에 집중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파이시티 사업과 관련해 “실무를 담당하는 시 공무원들이 사건에 연루된 것과 같은 실무 차원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연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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