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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길안내도 하고 한국도 알리고

입력 : 2012-03-27 19:54:55 수정 : 2012-03-27 23: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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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에 뜬 실버 자원봉사자 주한 미군 부대에서 행정직원으로 일하다 은퇴한 여한명(72)씨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영어통역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외국인들에게 길을 알려주던 여씨는 “2002년 월드컵과 G20(주요 20개국) 회의 때도 통역 봉사를 했다”면서 “나이가 많지만 여전히 사회에 쓸모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핵안보정상회의에 ‘실버 통역 자원봉사자 바람’이 불었다. 26∼27일 동안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근에는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들이 유창한 영어와 일어로 외국인들을 안내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출신인 김창식(70)씨는 “오전 7∼11시 꼬박 4시간을 일하고 있다”면서 “안내 받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린 27일 오후 서울 코엑스 앞에서 자원봉사자 한포숙(69)씨가 아르메니아 기자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1100여명인 자원봉사자 중 60대 이상 실버 자원봉사자는 21명. 이들은 이번 행사에 참여하려고 외국어 회화시험을 치른 뒤 4차례에 걸친 교육까지 받고 나왔다.

대우그룹 재직 시절 외국기술 도입 업무를 맡았다는 장정남(63)씨는 “소위 스펙을 쌓으려고 나온 대학생들과 달리 핵안보정상회의를 직접 배워 보려고 통역 자원봉사를 신청했다”면서 “현역 시절 외국을 다니며 자연스럽게 익힌 일본어와 독일어로 외국인들에게 길을 알려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르신들은 외국인들을 상대로도 여유롭게 응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주로 지하철 인근 길거리 안내를 맡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어르신은 “체계적으로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공기업에 다니다 퇴직한 이모씨는 “바람이 불어 추운데 무작정 길에 서 있으라고 해서 체력적으로 힘들다”면서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하니 민망하다”고 말했다.

박현준·오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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