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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탕물 맑게 되다니… 물 소중함 느꼈어요”

입력 : 2012-03-21 19:23:19 수정 : 2012-03-21 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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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물의 날’ 어린이 정수체험 행사
‘식수난’ 아프리카 어렵게 물 구하는 영상에 눈시울
“한국도 물스트레스國… 학교차원 물관리 교육 필요”
“우와, 물 넘친다.” “그러니까 조심하라고.”

물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이 더없이 진지했다. 10여명씩 무리를 지은 아이들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흙탕물을 정수하려고 부지런히 손을 움직였다.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흙탕물에 정수제를 넣어 정화한 뒤 준비된 빈 통에 흰 천을 덮어 물을 걸러냈다. 무턱대고 붓다가 쏟아져 내린 흙탕물에 옷을 젖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마냥 즐겁기만 했다.

‘세계 물의 날’(22일)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경수초등학교 강당에서 물의 소중함을 체험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시민단체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주관한 이날 행사의 명칭은 ‘흙탕물 정수의 달인’이다. 이 학교 5학년생 전원이 참여해 직접 흙탕물을 정수함으로써 물의 고마움을 느끼도록 하자는 취지다. 재단 관계자는 “물의 날 관련 행사가 많지만 대부분 홍보성 이벤트에 그치고 있어 아이들이 직접 해보자는 의도에서 기획됐다”고 말했다.

세계 물의 날(22일)을 하루 앞둔 21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주최로 서울 성동구 성수동 경수초등학교 강당에서 ‘흙탕물 정수의 달인’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흙탕물을 정수하고 있다.
김준범 기자
“방금 넣은 200원짜리 알약 하나로 아프리카 아이들이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습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아이들의 얼굴이 제법 심각하다. 아프리카 아이들이 힘들게 물을 구하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도 방영됐다. 어깨에 배낭을 멘 어린 아이들이 3∼4시간을 걸어 우물가에 당도한 끝에 흙탕물을 마시는 장면에서는 눈시울을 붉히는 아이들도 많았다.

이승민(11) 군은 “흙탕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게 재미있고 신기하다”며 “아프리카 친구들한테 정수제를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영재(11) 군도 “우리나라도 물이 부족하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물절약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정수 체험과 함께 물 관련 ‘○× 퀴즈’도 진행됐다.

‘물 스트레스는 갈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라는 문제가 나오자 많은 아이가 ‘O’를 선택했다. 물부족 국가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것. 진행자가 정답을 발표하며 ‘물 스트레스’와 ‘물부족 국가’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다소 어려운 내용이지만 아이들은 집중하려고 애썼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OECD 환경 전망 2050’ 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 중 한국이 물 스트레스가 가장 큰 국가로 나타났다. 물 스트레스는 연평균 사용 가능한 수자원과 총 물 수요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따진 수치로 물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물부족 현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김성준 건국대 교수(사회환경시스템공학)는 “학교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물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사이버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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