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WE+핫무비] '러브픽션'에는 '겨털'만 있나요?

입력 : 2012-03-03 11:56:52 수정 : 2012-03-04 15:32:04

인쇄 메일 url 공유 - +

 

하정우 공효진 주연의 '러브픽션'(감독 전계수)이 지난 달 29일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3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러브픽션'은 개봉한지 3일 만에 전국 56만9951명을 동원하며 일일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고수 중이다.

사전 시사회를 통해 여주인공 희진(공효진 분)의 '겨털(겨드랑이털)' 에피소드가 미리 화제가 되며 예비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배급사의 삼일절 '샌드위치 연휴' 전략 또한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러브픽션'의 선전은 대형 블록버스터물이 아닌, 저예산의 로맨틱코미디물이 거둔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앞으로의 흥행성적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스펙터클한 볼거리로 가득 찬 대형영화가 아니더라도 진정성 있는 드라마라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달 2일 개봉해 전국 400만 관객을 가뿐히 넘긴 화제작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그의 전성시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배우 하정우.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겨털 에피소드 때문에 화를 내며 고사했다는 모 여배우들과는 달리, 흔쾌히 희진이 되어보기로 작정한 공효진. 두 배우의 앙상블은 '러브픽션'을 보는 최고의 즐거움이다.

◆ 구주월과 이희진,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지랴

'러브픽션'의 시작은 약 5년 전이었다. 미쟝센단편영화제가 열리던 어느 날 영화관계자들의 술자리에서 나온 시놉시스가 진짜 영화로 옮겨진 케이스. 제작사 대표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해 여성 관객들만 열광하는 로맨틱코미디가 아니라, 남성의 시선에서 바라본 연애담을 솔직하게 그려보자는 의미에서 '러브픽션'을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화는 실력은 있지만 좀처럼 문단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30대 소설가 구주월(하정우 분)을 중심으로, 그가 꿈꾸던 이상형인 이희진(공효진 분)을 만나면서 시작되는 A부터 Z까지의 연애 스토리를 담는다.

주월은 자기가 먼저 사귀자고 옆구리 콕콕 찌를 때는 언제고, 어느덧 여자친구에게 싫증을 느끼고 쓸데 없는 트집을 잡기 시작한다. 말 그대로 찌질하기 짝이 없는 이 남자. 그런데 작가답게 말보다는 편지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가 하면, 먹지도 못하는 삼겹살을 입 안 가득 넣을 정도로 귀여운 구석이 있다.

희진은 여자가 보기에도 쿨하고 멋진 여자다. 짙은 빨간색 립스틱을 바른 그녀는 매사에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주월의 구애를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도도했던 그녀지만 연애를 시작하자 한 마음으로 주월을 사랑한다. 자신을 이혼경력을 밝힐 때에도, 심지어는 자신의 겨드랑이털을 보고 당황해 하는 남자친구의 표정을 보고도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당당한 태도가 매력적인 그녀다.

◆ '방울방울해~' '디지털TV야~' 포복절도 대사의 향연

두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갈등을 겪다 화해하는 스토리는 기존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러브픽션'에는 주옥같은 코믹 명대사들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희진의 겨털을 보고 놀란 나머지 난데없이 '털찬양'을 늘어놓는 주월의 대사라던가, '사랑해'란 말 대신 두 사람만의 비밀 대화로 '방울방울해'라고 말하는 장면 등 시시때때 등장하는 코믹 대사들이 연방 웃음을 유발한다. 뿐만 아니라 주월의 또 다른 자아인 M(이병준 분)과 나누는 대사나 영화 속 액자식 구성으로 등장하는 소설 '액모부인' 장면 등은 다양한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한다.

여기에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30대 찌질남의 전형을 보여주는 하정우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어우러져 웃음을 넘어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정우는 "대학 선배인 개그맨 강성범씨 아이디어로 탄생한 코믹 대사들이 많다"고 밝히기도. 시나리오를 그냥 표현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표현할까 고민한 끝에 탄생된 대사들이 억지가 아닌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WE+]는 Weekend와 Entertainment의 합성으로, 세계닷컴이 만든 '주말 웹진'입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임윤아 '심쿵'
  • 임윤아 '심쿵'
  • 김민 ‘매력적인 미소’
  • 아린 '상큼 발랄'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