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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인터뷰] 김소연 “‘가비’ 대타 캐스팅, 질문없는 배려에 감동”

입력 : 2012-03-04 15:32:29 수정 : 2012-03-04 15: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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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비’에 참여하게 된 것은 먼저 캐스팅됐던 배우 이다해가 하차했기 때문이었죠. 이에 대한 질문을 담담하게 기다렸는데 누구도 언급하지 않으시더군요.”

김소연은 지적인 여전사 선화(아이리스)와 대책 없이 용감한 혜리(검사 프린세스), 은근한 팜므파탈 영미(이브의 모든 것) 등 그녀가 지금까지 안방극장에서 선보인 캐릭터를 모두 합쳐놓은 것 같은 여배우다. 그녀의 이런 모습들은 영화 ‘가비’(감독 장윤현 제작 오션필름)의 헤로인 따냐로 화려하게 집약됐다.

“재작년 여름에 소설가 김탁환의 원작소설 ‘노서아 가비’를 읽었어요. 북날개에 ‘출간 즉시 영화화 결정’이란 문구를 보고 어떤 여배우가 따냐를 연기할지 궁금했죠. 하지만 그땐 이미 캐스팅이 끝난 상태였고 저는 또 ‘왜 나한테는 이런 역할이 오지 않을까’ 아쉬워했어요.”(웃음)

당초 고종 황제가 곁에 둔 조선 최초의 여성 바리스타 따냐 역에는 이다해가 캐스팅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다해는 다른 작품과 개인적인 스케줄 문제로 하차했고, 갑작스럽게 공석이 된 따냐는 운명처럼 김소연을 찾아왔다.

“‘가비’ 제작진에 연락이라도 한 번 해볼까 고민하고 있을 때 따냐가 제게 직접 다가온 거죠. 어쩌면 서로의 운명이 아닐까요? 이다해는 다른 작품으로 깊은 사랑을 받았고 저는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따냐가 될 수 있었으니까요.”

김소연은 “내가 뒤늦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다해에게는 정말 미안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한 이런 질문에 대해 담담하게 마음의 준비를 해 두었던 김소연은 언론도 팬들도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놀랍고 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 질문이 언제든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가비’ 홍보 활동 중에 누구도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모두 잊고 계신 줄 알았다니까요.(웃음) 하지만 제가 불편할까봐, 저를 배려하기 위해 일부러 질문을 안 한 거라는 사실을 알고 큰 감동을 받았어요. ‘와, 세상이 참 살만하다’고 느꼈어요.”(웃음)

이런 사연 때문에라도 김소연은 따냐를 최고로 잘 해내고 싶었다. 아니, 따냐의 어떤 모습도 잘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에는 마냥 신이 났다”는 김소연은 “장윤현 감독과의 첫 미팅에서 감히 ‘저 따냐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며 쑥스럽게 회상했다.

“파주의 크랭크인 현장에 가서 반성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얼마나 1차원적으로 생각했는지 온 몸으로 느꼈죠. 하필 그날 촬영은 조선 거리의 세트장을 저 혼자 걷는 장면이었는데 모두 저를 주시하고 있었어요. 거대한 세트장 안에서 ‘내가 엄청난 작품에 뛰어들었구나’라는 사실이 갑자기 실감되더군요.”

첫 촬영 장면을 모니터한 김소연은 “따냐의 옷을 입은 김소연이 마치 로봇처럼 걸어가더라”며 웃었다. 지금은 웃고 있지만 촬영 초반에는 매일 좌절했다는 김소연은 “1등 캐스팅도 아니고 이제야 따냐가 됐는데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고 고백했다.

“‘가비’가 드라마였다면 ‘김소연 초반 연기력 논란’이 불거졌을 걸요?(웃음) 하지만 영화란 장르와 장윤현 감독 특유의 느린 호흡 덕분에 저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운 따냐를 만들 수 있었어요. 문제의 크랭크인 장면은 영화 속에 3초 정도 들어갔는데 제가 완전 못생기게 나온 거 있죠.(웃음) 정말 속상해요.”

스스로 겸손하게 말했지만 김소연은 아름다웠다. 한 관계자는 “‘가비’의 따냐와 배우 김소연이 가장 닮은 점은 바로 상대를 매혹시키는 아름다움의 기술”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니까. ‘가비’의 헤로인으로서 팜므파탈 은여우와 이지적인 바리스타 따냐, 한을 품은 조선의 여인을 넘나들 김소연은 이후의 행보에 대해 “아직은 공백”이라고 표현했다.

“최근 ‘가비’ 기술 시사에서 장윤현 감독을 만났는데 ‘따냐는 이제 뭐해?’라고 물어보시더군요. 아직 없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가비’ 개봉하면 좋은 작품이 쏟아질 것’이라고 하시던데요?(웃음) 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박민경 기자 minkyung@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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