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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국부다 '세계는 인재 전쟁'] ③'천인계획' 공들이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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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2-29 00:35:03 수정 : 2012-02-29 00: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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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궈멍 앞세운 ‘과학굴기’… 인력대국서 인재강국으로 “세계에는 ‘아메리칸 드림’과 ‘중궈멍’이 공존하고 있다.”

‘중궈멍’(中國夢·중국 꿈)은 중국의 인재유치정책을 지휘하고 있는 리위안차오(李源潮) 당 중앙조직부장이 올 초 잡지 ‘국제인재교류’에 기고하면서 쓴 말이다. 그는 해외인재들의 중국진출을 열렬히 환영하면서 이 조어를 퍼트렸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은 유럽에 비해 낙후된 과학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으로 인재유치에 나섰고, ‘아메리칸 드림’ 홍보를 통해 전세계 인재들을 흡수했다. ‘아메리칸 드림’ 홍보 전략은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도약하는 디딤돌이 됐다. ‘중궈멍’은 미국에 버금가는 성공신화를 보장하고 인재를 끌어들이려는 중국판 ‘아메리칸 드림’이다. 신화통신은 리위안차오의 ‘중궈멍’ 발언에 전세계 과학기술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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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영입에 눈 돌리는 중국

중국은 2000년부터 매년 과학기술장려대회를 열어 최고의 과학자를 뽑는 과학축제를 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수상내역을 들여다보면 국방과 우주분야에서 걸출한 성과를 낸 인물이 유난히 두드러진다. 스창쉬(師昌緖) 중국과학원·공정원 원사는 지난해 중국이 독자 개발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20(J-20)에 필요한 특수합금을 제작해 상을 받았다. 2009년 수상자인 쑨자둥(孫家棟) 중국과학원 원사는 중국의 첫 미사일과 인공위성 둥팡훙(東方紅)1호를 쏘아올린 인물이다. 그는 달탐사 프로젝트의 총 설계사로 불린다. 왕융즈(王永志·2003년 수상) 중국과학원 원사 역시 전략미사일 개발과 선저우(神舟) 5호 등 유인우주선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원사 쉬광셴(徐光憲)은 첨단무기에 쓰이는 전략 물자인 희토류와 핵 원료 추출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2009년에는 다롄(大連)이공대학과 베이징항공항천대학 연구팀이 위성요격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술발명 1등상을 받았다. 이 팀의 기여로 중국은 2007년 1월 미사일로 1000㎞ 밖 지구궤도상의 위성을 명중시켰다.

폐쇄적일 것으로 생각되는 중국은 기술인력 확보를 위해 외국인 과학자들도 과감히 수상대상으로 선정한다. 외국인 학자에게 과학상을 주는 것은 두뇌영입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의 경우 일본인 학자 3명과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호주 학자 등 모두 8명이 중국 과학기술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협력과학기술상을 받았다.

◆863계획→985공정→천인계획

중국 과학기술부는 지난 10일 홍콩의 대표 과학자 56명을 ‘863계획’(중대과학연구계획) 전문가 풀에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전문가 풀에는 발광물질분야의 세계 정상급 과학자인 홍콩대 즈즈밍(支志明) 교수를 포함해 우주·항공·전자공학·무기화학·수학 등 30여개 분야의 국제적 권위자들이 포함됐다. 대륙 이외의 과학자들이 핵심 국가과학정책 입안과정에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863계획이란 덩샤오핑(鄧小平)이 1986년 3월(863) 주창한 핵심 과학기술정책으로 국가역량을 첨단기술에 집중투입한다는 게 핵심이다. 중국은 이 계획에 따라 자금투입과 인재유치를 통해 미사일과 핵·우주 관련 분야에서 눈부신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류지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의 인재정책은 정부 주도로 장기적으로 한결같이 추진돼왔다”면서 “특히 1990년 말 이후 해외유학을 장려하고 유학한 중국 인재를 국내로 유치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의 전통대로 과학·인재정책은 전임자의 성과를 승계하고 더욱 발전시켜 극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덩샤오핑이 주창한 중점대학 정책인 ‘211공정’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주도한 세계일류대학 육성프로그램인 ‘985공정’으로 확대·심화됐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2008년부터 스타과학자 등 고급인력을 영입하는 천인계획(千人計劃)을 시행하고 있다. 이 계획은 경제와 산업의 질적인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5∼10년간 2000여명의 해외고급인재를 유치하는 것으로 시행 3년여 만에 영입인재가 1510명에 이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광명일보(光明日報)는 천인계획 시행 후 해외인재의 귀국창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전역에 해외유학생 전용단지 및 창업기업이 150개 단지 8000여개에 이르고 2만여명의 유학생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중국이 노동력대국에서 인재강국으로 변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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