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관춘에서 기업관리 컨설팅업계의 대부이자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왕푸(王璞·사진) 베이징대학교우창업연합회 회장은 지난 25일 세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인재육성에 정부의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관춘은 중관춘인재특구의 약자이며 첨단산업과 두뇌를 유치하기 위해 베이징에 인위적으로 조성한 중국판 실리콘밸리이다. 중관춘에는 지난해에만 해외고급인재 436명을 포함해 1962명이 몰려왔으며 현재 박사와 석사 학위 보유자가 각각 1만3000명, 12만8000명에 이른다.
중국 최초, 최대 규모의 컨설팅업체 베이징대학종횡관리자문회사의 창업자인 왕 회장은 현재 1000여개의 기업에 인력배치 및 관리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베이징대 졸업생의 창업을 자문해주고 있다. 그는 “중관춘의 건설을 책임지는 전문가그룹은 과학기술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교육부, 공업정보화부, 재무부 등 21개 국가기관으로 이뤄져 있다”면서 “국가의 정책방향이 중관춘의 발전을 가름했다”고 단언했다.
왕 회장은 인재유치의 비결에 대해 “베이징은 정치문화의 중심이자 복지가 가장 좋은 곳이며 이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베이징 후커우(戶口·호적)는 국내 인재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인센티브”라고 설명했다. 영입인재는 후커우나 영주권 및 주택 등 각종 복지뿐 아니라 세금혜택, 주식배당인센티브, 과학연구경비, 과학성과 수익권리, 첨단기술기업인증 등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사상도 당성(黨性)도 묻지 않는다. 과학자는 무조건 존중하고 보호한다’는 덩샤오핑(鄧小平)의 이념이 중관춘에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이 특구에는 중국 최대 개인컴퓨터업체 롄상(聯想)과 대표적인 인터넷검색업체 바이두(百度) 등 1만7000여개의 첨단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이들 기업의 매출은 지난해 1조9000억위안(약 340조400억원)에 달했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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