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의 금융지주사가 새 주인이 됐지만, 대다수 직원은 1년짜리 계약직으로 전락하거나 파산재단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제일2ㆍ에이스저축은행의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전날 이들 두 저축은행의 직원 100여명을 인터뷰했다.
하나금융은 4일부터 두 저축은행에 대한 자산ㆍ부채를 실사한다. 그 결과 부실자산이 많으면 가용자산 규모가 줄어 그만큼 상당수 인력이 그만둬야 할 처지가 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실사를 마쳐보기 전까지는 저축은행 직원들의 신분 변화를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이스저축은행 관계자는 "벌써 상당수 직원이 불안감에 못 이겨 다른 저축은행이나 신탁회사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전했다.
기존 저축은행 인력에 가장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거론되는 곳은 전날 금융위원회에 인가를 신청한 KB저축은행이다.
제일저축은행을 인수한 KB금융지주는 `자산규모 대비 인력배치'를 원칙으로 삼았다. 이 때문에 30대 후반 과장급 이상은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KB금융 관계자는 "직원 200여명인 제일저축은행의 자산이 직원 20~30명인 국민은행 지점 하나에 못 미친다"며 "모든 인력을 끌어안는 건 불가능하고, 계약직 채용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나마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에 1년짜리 계약직이라도 자리를 잡으면 다행이다.
기존 저축은행 인력의 일부는 우량한 자산ㆍ부채만 넘긴 새 저축은행에 남고 나머지는 파산재단으로 보내져 `설거지'만 하다가 쫓겨날 판국이다.
신한금융지주에 넘어간 토마토저축은행 직원 160명 가운데 약 30명은 신한저축은행 대신 파산재단에 배치됐다. 월급을 10% 깎인 이들은 부실 자산을 정리해 예금자들에게 나눠줄 재원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정리되는 자산이 늘어날수록 인력은 감축된다.
전직 토마토저축은행 직원은 "파산재단으로 보내진 직원에 비하면 오는 10일 문을 여는 신한저축은행 계약직은 덜 불행한 편이다"며 "`저축은행 사태'의 원죄 집단이란 굴레를 쓰고 안타깝게 일자리를 잃는 동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직원들은 계약직 직원을 올해부터 대부분 정규직으로 전환한 우리금융저축은행(옛 삼화저축은행 인수) 같은 사례를 선망하고 있다. 1년 계약기간 동안 저축은행이 본 궤도에 오르면 기존 인력은 대부분 축출될 것이란 두려움에서 비롯됐다.
우리금융저축은행 관계자는 "P&A(자산ㆍ부채 선별) 방식으로 가져오면 고용승계 의무는 없지만, 애꿎은 실직자를 만들어선 안 된다는 판단에 정규직으로 돌렸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과거 리스, 카드, 신용금고 등 자회사를 본사의 `인사배출' 창구쯤으로 여기다가 실패한 사례를 반복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직원은 특별히 문제가 없으면 영업의 연속성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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