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힘있는 외화들 줄이어 상륙… 한국영화 위협

입력 : 2011-11-17 22:35:14 수정 : 2011-11-17 22:35:14

인쇄 메일 url 공유 - +

■머니볼/야구팬 만족시킬만한 완성도 갖춰…
■드라이브/피튀기는 잔혹한 액션 복수 스토리…
■무협/천커신 감독·최고 액션 배우 전쯔단…
■직장상사/할리우드물 좌충우돌 에피소드…
‘머니볼’ ‘드라이브’ ‘무협’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등 완성도와 흥행요건을 갖춘 ‘힘 있는’ 외화들이 17일 동시에 개봉했다. 400만 관객 동원을 내다보고 있는 ‘완득이’ 등 강세를 보여온 한국영화의 흥행가도에 꽤나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를 전망이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야구영화 ‘머니볼’은 작품도 작품이지만 그동안 한 번도 내한한 적이 없던 브래드 피트가 영화 개봉에 맞춰 처음으로 지난 14일 한국땅을 밟았다는 점이 흥행몰이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아내 앤젤리나 졸리가 영화 ‘솔트’ 홍보차 지난해 7월 처음 내한했을 때, ‘솔트’는 호평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300만명 가까이 불러들이는 등 졸리의 홍보효과에 힘입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머니볼
‘머니볼’은 작품도 수준급이다. 브래드 피트의 완숙한 연기와 ‘카포티’(2005)로 데뷔한 베닛 밀러 감독의 완급 조절 능력, ‘소셜 네트워크’(2010)로 올해 아카데미 각본상 등 각종 각본상을 휩쓴 애런 소킨의 대본이 조화를 이뤄 야구팬들은 물론 많은 영화팬들을 만족시킬 만한 완성도를 갖췄다.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뒤 호평이 줄을 잇고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서도 연일 수위에 올라 관객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액션영화 팬들이나 영화 마니아들에게는 덴마크 출신 신예 감독 니콜라스 윈딩 레픈의 ‘드라이브’가 매력적일 듯싶다. 2011년 칸국제영화제가 감독상 수상자를 발표했을 때 세계 영화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근 20여 년간 칸영화제에서 할리우드 액션영화가 상을 받은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칸의 감독상 수상작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하거나 마음을 움직일 만한 감성은 부족하지만, 영화적 재미에 매우 충실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폭주하는 캐릭터의 힘이 강해 누아르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환영할 만하다.

드라이브
액션 스릴러라는 장르의 주요 구성물들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장르의 관습적 흐름에서는 벗어나 있으며 익숙함과 낯섦의 조화가 이채롭다. 애틋한 로맨스를 사건의 발단으로 삼아 차가운 복수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피가 튀는 잔혹한 액션과 아름다운 영상, 복고풍의 일렉트로닉과 몽환적인 음악, 감성적인 클래식이 어우러진 매혹적인 사운드, 거기에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방점을 찍어주는 연출까지, 이질적이면서도 독창적인 매력이 가득한 영화다. ‘본 적 없는’ 이 액션 스릴러는 보는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과 충격을 남길 법하다.

간만에 중화권에서도 야심작을 내놨다. ‘첨밀밀’로 유명한 천커신(진가신) 감독과 중국 최고의 액션 배우로 꼽히는 전쯔단(견자단)이 함께 만든 ‘무협’이다. 천커신 감독과 전쯔단의 조합만으로도 눈길이 가는데, 여기에 국내에서도 팬층을 형성한 여배우 탕웨이까지 가세했다.

무협
손꼽히는 감독과 배우들이 만난 만큼, 영화의 완성도도 높은 편이다. 범죄 현장감식으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CSI 수사극 형식에 중국식 정통 무협을 버무렸다. 아름다운 영상과 화려한 액션이 시종일관 눈을 즐겁게 한다. 겹겹이 싸여 있는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재미도 쏠쏠하다. 액션 마니아라면 무술장면이 영화의 절반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는다는 점에 불평할 수도 있지만, 보다 폭넓은 관객층을 끌어들이는 데에는 이런 구성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할리우드 오락영화 중에는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가 꽤나 흥행몰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코미디라는 대중적인 장르에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할 만한 주제를 다룬 것이 강점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직장상사를 죽이려는 모의를 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들이 제법 즐길 만하다. 미국식의 지저분한 코미디를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긴 하지만 성인 관객들에게는 통할 듯싶다.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무엇보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이 ‘죽이고 싶을 정도로’ 상사를 미워하면서도 직장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 즉 다른 선택이 없는 냉혹한 현실에 놓여 있다는 점이 미국과 한국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일자리 찾기가 날로 어려워지면서 아무리 끔찍한 상사라도 견뎌내야 하는 일상에서 이 영화는 영리하게 직장인 관객들을 공략한다. 전반부는 상사들의 기상천외한 진상짓이, 후반부는 세 친구의 못 말리는 복수전이 웃음을 자아낸다. 케빈 스페이시, 제니퍼 애니스턴, 제이미 폭스, 콜린 패럴, 제이슨 베이트먼 등 정상급 배우들의 능청스런 연기와 호흡이 흥미를 더한다.

김신성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블랙핑크 제니 ‘수줍은 손인사’
  • 블랙핑크 제니 ‘수줍은 손인사’
  • 카리나 '해맑은 미소'
  • 박은빈 '반가운 손인사'
  • 전지현 '단발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