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완득이'(감독 이한)가 지난 20일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영화 속 숨은 주인공인 명품조연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세상에 등돌린 소심한 반항아 완득이(유아인 분)와 오지랖 선생 동주(김윤석 분)의 따뜻한 멘토링을 그린 '완득이'. 영화에는 두 사람 외에도 개성만점 이웃들의 이야기가 더해져 특별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등이 굽은 완득이 아버지 역을 맡은 박수영은 알고 보니 연극무대를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극중 그는 몸은 불편하지만 기가 막힌 춤 솜씨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홀로 완득을 돌보는, 엄하지만 누구보다 완득을 아끼는 아버지를 연기했다.
완득이 어머니 역의 이자스민도 눈길을 끈다. 필리핀 출신인 그는 현재 서울 시청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영화 '의형제'에 출연한 바 있는 배우인 그는 오래 전에 완득의 곁을 떠났지만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으로 다시 찾아온 어머니의 마음을 절절하게 표현해냈다.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주로 세련된 캐릭터를 연기해온 배우 김영재는 민구 삼촌으로 분해 지능은 낮지만 순수한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로 180도 연기 변신을 꾀했다.
완득이 가족 외에도 말 끝마다 욕을 내뱉으며 완득과 동주를 괴롭히는 앞집 아저씨 역의 김상호는 극중 짧지만 강렬할 웃음을 던진다.
'추격자'에서 여형사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박효주는 앞집 아저씨의 동생인 무협 작가 호정으로 분해 김윤석과의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완득이의 여자친구이자 동무인 윤하 역의 강별은 여리지만 씩씩한 여고생 이미지로 신선한 매력을 발산했다.
완득에게 킥복싱을 가르치는 관장으로 등장하는 안길강은 강한 카리스마 속에 인간미 넘치는 연기를 펼쳤고, 교회에서 지내는 핫산 역의 수딥 바느지는 완득이가 킥복싱을 할 수 있게 소개해주는 장본인으로 뛰어난 한국어 실력과 능청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실제 그는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으로 알려져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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